[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생명보험사 신계약이 9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대면영업에 차질이 생겨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반하는 결과다. 예정이율 인하, 무해지환급형 등을 내세운 절판마케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1월~9월) 기준 생보사 신계약은 229조74억원으로 전년 동월(220조2933억원) 대비 8조7141억원 증가했다. 사망보험은 168조5147억원으로 전년 동월(158조4061억원) 보다 10조1086억원 늘었다. 생사혼합보험은 10조5995억원으로 1조7594억원 증가했다. 생보사 신계약은 감소 추세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계약은 전년(224조1000억원) 대비 3조8067억원 감소했으며 지난 2018년에도 22조8660억원 줄었다.
신계약 증가세는 올해 코로나로 대면영업에 지장이 생겨 신계약 유치에 큰 타격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을 깼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보험사는 전체 판매채널 중 대면채널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생보사는 일반적으로 손해보험사 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구조가 복잡해 대면영업의 비중이 더 크다. 실제 올 상반기 손보사 온라인 채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대비 27.3% 증가했으나, 생보사는 32.5% 감소했다.
줄어들던 생보사 신계약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절판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라이나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금리 하락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하며 보험료 인상을 예고했다. 예정이율이란 보험료의 예상 운용수익률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인하되면 보험료는 약 5%~10% 인상된다.
무·저해지환급형 보험 절판마케팅도 영향을 미쳤다. 무·저해지환급형은 중도해지시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환급률을 내세워 저축성보험으로 판매하는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의 만기 환급률을 표준형 상품의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마다 예정이율 인하 시기는 다르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3분기 전에 보험료를 인상하며 절판마케팅에 나섰다"면서 "실제 가입 니즈가 있는 고객들은 당연히 보험료가 오르기 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신계약 증가는 그에 따른 절판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무해지환급형 보험 절판도 비중은 그렇게 크진 않지만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코로나로 보험계약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의 코로나 영향에 대한 역학관계를 조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보험은 충동적으로 가입하기보다는 설계사와 장기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면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신계약 증가에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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