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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제재위반신고 사이트개설…중국 겨냥했나
2020-12-02 10:23:52 2020-12-02 10:23:52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국무부가 대북제재 위반 신고 사이트를 개설하며 중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표면상으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임기 말기에도 북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이나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는 1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제재 위반 정보를 손쉽게 제보할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웡 부대표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관한 ‘팬데믹 이후 북한 경제 전망’을 주제로 한 화상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북제재 신고 포상금으로 최대 500만달러(약55억원)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웹사이트 개설로 제보 편의와 접근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국무부는 이미 테러 정보 신고와 포상 프로그램인 '정의에 대한 보상'(Rewards for Justice)의 홈페이지를 운영해왔지만 이번에 별도 웹페이지를 개설했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불법 행위에 관한 제보를 받기 위한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사진은 웹사이트 동영상 갈무리. 사진/뉴시스
 
이날 웡 부대표는 중국이 북한 국제 제재 의무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중국 태도가 북한 비핵화를 지연시킨다고 설명하며 “중국이 유엔 금지령을 위반해 최소 2만명의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해 미국은 555차례에 걸쳐 북한에서 중국으로 제재 물품이 운반되는 선박을 목격했다”며 "이들 중 어떤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불법적인 수입을 막는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상당한 불법 미신고 교역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미 국무부가 중국을 강력히 비판한 것을 두고 미국이 대북제재 강화를 빌미로 중국 압박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미국과 중국은 북한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과 한창 무역전쟁을 벌이던 2019년 6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은 북·중 정상회담 직전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과 중국 모두 최악의 인권국가’라고 칭했다. 사실상 두 국가의 만남을 평가 절하한 것이다. 지난 10월 9일 제이슨 바틀렛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중국이 항상 북한에 대한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미국과의 협상카드로 사용함을 분석했다고 미국의소리(VOA)는 전했다.
 
한편 같은 날 나토(NATO)는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이 제기하는 새로운 안보 위협에 집중해야 한다는 ‘나토 개혁 방안 보고서’를 공개했다.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공개된 보고서는 '끊임없이 공격적인 러시아'와 '중국의 부상'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중국에 대한 좀 더 폭넓은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자문 기구 설치를 나토에 권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나토가 외부 전문가 그룹에 의뢰해 작성했으며 내년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에 제출될 예정이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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