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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중소형 아파트도 10억원 매매 릴레이
금천·관악·구로·노원·강북 전용 84㎡, 지난달 최고 12억원 치솟아
2020-12-01 14:17:24 2020-12-01 14:17:24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내 집값이 낮은 지역에서 중소형 아파트가 10억원에 이르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국민주택 면적(전용 85㎡)이라는 별칭이 무색하게 고가주택의 기준선인 9억원을 우습게 넘는 상황이다. 서울의 아파트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이 수요층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매수 수요가 유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의 중저가 지역으로 꼽히는 곳에서 중소형 아파트가 10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구로에서는 주상복합단지 ‘디큐브시티’의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12억원에 거래됐다. 이 지역의 ‘동아1차’ 아파트 전용 84㎡도 지난달 10억7000만원에 팔렸다. ‘신도림태영타운’ 단지에서도 전용 84㎡매물이 10억6500만원에 매매됐다. 구로구는 그간 관악구, 금천구와 함께 집값이 낮은 곳으로 평가받았다.
 
관악구와 금천구 역시 비슷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관악구에서는 두산아파트 전용 84㎡가 지난달 10억원에 거래됐다. 이밖에 ‘관악드림’, ‘관악푸르지오’, ‘서울대입구아이원’, ‘신림푸르지오’ 등은 아직 84㎡매물에서 10억원을 넘기지는 않았으나 9억원 이상에 거래되며 1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금천구에서는 ‘롯데캐슬 골드파크1차’ 아파트의 전용 84㎡가 지난달 말 11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이 아파트는 전용 72㎡매물도 10억2000만원에 팔렸다. 
 
서울 북쪽 외곽인 노원구에선 ‘월계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가 지난달 10억4000만원에 거래됐고, ‘청구3차’ 아파트의 같은 면적대도 12억2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강북구에서도 지난 10월 ‘송천센트레빌’ 아파트 전용 84㎡가 10억5500만원에 팔렸다. 
 
이처럼 서울 외곽에 위치해 집값이 비교적 저렴하다고 꼽히던 지역에서도 중소형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이 10억원을 웃돌고 있다. 85㎡ 이하 서울 중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달 9억원을 넘기는 등 집값이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수요층 사이에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면서 높은 가격을 받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KB부동산이 집계하는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23일 기준 94.5포인트를 기록해 전 주(11월16일) 90.2포인트에서 4.3포인트 올랐다. 기준선(100)은 밑돌지만 매수심리가 점차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앞으로도 아파트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수요자들이 지속적으로 ‘영끌’ 매수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정책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이 시장 가격을 지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부작용으로 전세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차라리 매수로 갈아타겠다는 수요도 시장에 유입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중저가 지역 중소형 아파트의 고가 매매 사례는 지속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시세가 10억원에 미치지 못하던 인접 단지도 키맞추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외곽 중소형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우려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아직 10억원에 미치지 못하던 인근 아파트도 가격이 오르는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구로구에 아파트가 늘어서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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