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 단독 표기 국제표준 해도집 역사속으로
국제수로기구, 모든 해역 번호 표기한 새 해도지침 개발
정부 "걸림돌 제거…동해 표기 확산 외교 총력"
입력 : 2020-12-01 09:33:42 수정 : 2020-12-01 09:33:42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일제강점기 동해를 '일본해'로 등재한 뒤 유지해 논란이 돼온 국제표준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대신 디지털 해도 지침을 새로 만들기로 한 국제수로기구(IHO) 총회 논의 결과가 1일 원안대로 확정됐다. 정부는 일본 측 영유권 주장의 근거였던 일본해 표준 지위가 사라진 만큼 이를 기반으로 각국과 기관 세계지도에서 동해 표기를 확산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제2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 논의 결과가 이날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총회는 지난달 16~18일 사흘간 개최된 '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협의 결고 보고' 관련 화상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회의록 초안 회람 등의 후속 절차를 거쳐 공식 확정키로 한 바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에 확정된 보고서는 해역을 지명표기 없이 고유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해도집 표준(S-130)을 개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IHO 해도 지침은 각국의 지도 제작에 기준이 되는 만큼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기존 지침은 동해 표기 확산에 걸림돌이 돼 왔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일본해 명칭이 누려온 국제표준 지위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다만 일본해 단독 표기를 담은 기존 표준(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는 출판물로서 남게 된다. 때문에 일 측은 기존 국제표준 지위가 유지됐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외교부는 "총회에서 IHO가 일본해를 단독 표기중인 S-23을 사실상 더 이상 표준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함에 따라 기술적 국제기구인 IHO에서 지난 수십년간 지속됐던 한일간 대립이 일단락 됐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필요 시 해역의 속성 정보를 어떻게 표시할 지에 관한 지침 개발을 검토키로 했다. 
 
일제강점기이던 1928년 국제수로국(국제수로기구 전신)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로 인해 일 측이 누려온 국제표준지위가 사라질 전망이다. 국제수로기구(IHO)는 모든 해역을 고유번호로 표기한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해도지침을 개발키로 했다. 사진은 '불편한 동해와 일본해'(심정보 서원대 교수 저, 영남대 독도연구소 출간) 중. 자료/뉴시스
 
외교부는 그동안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해외 각국 지리·역사 교과서와 세계지도 등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출판물을 찾아낸 뒤 해당 출판사를 접촉해 배경을 설명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외교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번 총회 결정으로 동해 표기 확산의 큰 걸림돌이 제거된 만큼 외교력을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앞으로도 민간과의 유기적 협조를 통해 동해표기 확산 외교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디지털 수로업무 분야의 선도국으로서 새로운 표준인 S-130 개발 및 상용화 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재외공관 및 유관기관과의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온라인상 동해표기 확산을 위한 전방위적인 시정·교섭 활동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공공외교사업과도 적극 연계해 '동해 바로 알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 측이 총회에 제안한 'IHO 이러닝 센터 구축'과 'IHO 기술결의 개정' 의제가 컨센서스로 통과됐다. 이러닝 센터는 IHO 및 회원국 기술자 등이 이용할 온라인 교육 시스템으로, 한국 주도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해 한국이 만든 가상 교육 공간에서 기술자들이 자유롭게 교육받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의제 통과로 IHO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향후 S-130 개발 논의에서도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IHO는 세계 각국이 국제수로 업무와 해상안전에 관한 국제협력 및 표준화를 위해 설립한 국제기구로, 현재 93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다. 제2차 IHO 총회는 당초 지난 4월 모나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돼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렸다. 이번 총회에는 유기준 외교부 국제법률국장(현 주보스톤총영사)을 수석대표로, 외교부, 해양수산부(국립해양조사원), 국방부로 구성된 정부대표단과 동북아역사재단, 동해연구회, 한국해양조사협회, 한국수로학회가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다.
 
제2차 국제수로기구(IHO) 개최 화상회의 모습. 사진/외교부 제공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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