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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코로나 사태…현금 늘리는 건설사
주요 건설사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지난해말보다 규모 증가
2020-11-30 14:22:47 2020-11-30 14:22:47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현금 확보에 나섰다. 다수 건설사의 3분기 현금 자산이 지난해말보다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 및 장기화에 따라 경제 침체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불확실성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현금 확보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습이다. 경제 둔화 위험이 이어지면서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점도 현금 증가에 영향을 줬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한 이 같은 현금 확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보유 규모를 늘리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3개월 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성 높은 자산이다.
 
3분기말 연결기준 현대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5804억원이다. 지난해말 2조5860억원에서 약 38%에 해당하는 9944억원 증가했다. 2분기말 3조3552억원보다도 커졌다. GS건설의 3분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148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1조7930억원에서 약 20%인 3553억원 늘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7568억원에서 1조4147억원으로 86% 증가했다. 이 기간 포스코건설도 5964억원에서 7394억원으로 늘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3611억원에서 1조612억원으로 대폭 상승했고 SK건설은(별도기준) 5652억원에서 5970억원으로 소폭 커졌다.
 
이처럼 주요 건설사들이 현금 확보에 힘을 싣는 건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이 반복되면서 경제 반등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로 예상했고, 한국은행은 -1.1% 역성장할 것이라고 이달말 관측했다.
 
건설사들이 이 같은 경제 침체 위험을 염두에 두고 재무 구조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토대로 경기 둔화에 따른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업이 현금 확보에 나서는 첫번째 이유는 불확실성과 경기 변동의 대비”라며 “코로나19 리스크로 건설사 역시 위험에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의 먹거리난이 길어지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최근 건설 이외 각종 신사업에 진출하려 하고 있지만, 경제 침체 리스크로 투자하기가 전보다 어려워진 점도 현금 규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간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현금을 많이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먹거리난을 타개하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현금 확보 중심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공사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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