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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산수익률 하락 골머리…기준금리 동결에 일단 안도
2020-11-29 12:00:00 2020-11-29 12:00:00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보험사들이 안도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보험사 운용자산수익률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을 크게 늘린 보험사들은 역마진 리스크게 직면하게 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지난 26일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를 우려해 연내 기준금리를 2번이나 인하했다. 지난 3월16일 1.25%에서 0.75%로 내린데 이어 지난 5월28일 0.75%에서 0.5%로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보험사들은 금리 동결 소식에 불행 중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금리는 보험사들의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사는 정해진 예정이율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받아 장기간 자금을 운용하는데, 금리가 하락할 경우 대출채권·이자수취채권 등 운용자산수익률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 보험사 운용자산수익률은 지난 2000년대 초 6%대까지 상승했으나, 사상 초유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생명보험사 24곳의 올해 2분기 말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3.30%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3.35%) 대비 0.05%포인트 줄었다.
 
특히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은 금리역마진 리스크도 커지게 된다. 과거에 책정된 확정이율은 고금리인데, 운용자산수익률이 하락하면서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금리인하 시 보험사들이 적립해야할 변액보증준비금 규모도 증가하게 된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 계약자들에게 최저사망보험금, 최저연금 등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을 말한다. 보험사는 투자수익률이 판매 시점의 예정이율 보다 낮으면 추가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금리하락은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예정이율 인하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예정이율이란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하락하면 보험료는 5~10% 인상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한편으론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란 늬앙스도 비춰져 이번 금리 동결이 살짝 아쉬운 감도 있지만 그나마 내려가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보험사들은 과거에 가입한 고금리 계약건들이 상당하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면 그만큼 돈을 더 쌓아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결국 금리 인하는 대부분 보험사들의 실적 악화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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