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데이터만 모으면 새로운 사업 만들어질까
입력 : 2020-11-27 08:00:00 수정 : 2020-11-27 08:00:00
최근 정부에서는 디지털 뉴딜 방안으로 이른 바 '데이터 댐'을 만들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I 학습용 데이터와 빅데이터 플랫폼 등을 구축하면서 데이터 일자리도 만들고 AI 교육도 강화하겠다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런데 데이터를 모은다고 새로운 사업이 만들어질까? 데이터를 가지고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회사들은 뭐가 다른 걸까?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를 만드는 회사를 꼽자면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회사들이 떠오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오토노모(Otonomo), 플랫아이언(Flatiron), 캐비지(Kabbage), 메트로마일(Metromile) 같은 데이터 기반 회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활용해 적절한 고객에게 맞춤형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신사업을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 사업 운영 방식을 개선하지만,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데이터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최근 발표된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자들은 보통 데이터 사업을 위험하게 생각하며 우선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그 이유는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다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생기거나 그로 인해 회사 평판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터 관련 첨단 기술과 혁신적 인사를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성공적인 데이터 기반 사업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 차원은 데이터 소스인데, 대개의 경우 데이터는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제공되고 독점적 또는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물론 데이터 전체를 한 회사가 소유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두 번째 차원은 데이터 가치 사슬의 구조이다. 데이터는 완전히 있는 그대로(raw data) 판매 될 수도 있으나,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보를 추출해 판매할 수도 있다. 또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비즈니스와 경쟁하는 신규 비즈니스를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운행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사에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보험사와 경쟁하며 직접 보험 상품을 판매 할 수도 있다.
 
이런 두 가지 차원의 프레임워크를 기초로 볼 때, 성공적인 데이터 기반 사업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 품질 좋은 데이터의 확보이다. 예를 들어 고객 위치, 맥박, 혈압, 심지어 주변 온도와 습도 등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는 회사는 단순히 일정 간격으로 고객 위치만 수집하는 회사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오토노모 사례는 웨어러블 기기나 위치기반 정보 수집 기기를 이용해 보험 상품 비즈니스로 사업이 확대한 경우이다. 
 
둘째, 중요성이 높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사업화에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플랫아이언 헬스(Flatiron Health)는 미국의 암 환자 데이터를 익명화하고 분석한 후, 분석된 정보를 가지고 종양 클리닉, 연구자 및 생물 약제 회사에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규모 기업 데이터를 분석하는 캐비지는 대출 결정을 빠르게 할 수 있다. 보통 이런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에는 조직이 스타트업과 같이 혁신적인 문화를 가지고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함께 보상 제도가 따라 주어야 한다.  
 
셋째, 기존 고객 기반 데이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기존 고객 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새로운 제품을 교차 판매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메트로마일의 경우, 마일리지 기반 자동차 보험 서비스를 출시해 우버(Uber)와 파트너십을 맺어 수백만 명의 운전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런 데이터 기반 파트너십은 고객을 여러 서비스로 묶는 자물쇠 효과(Locked-in effects)를 가져와 다른 경쟁사로 전환하기 어렵게 만든다.  
 
요컨대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에는 단순한 데이터의 판매보다도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국내 부동산 플랫폼인 호갱노노는 공공 데이터를 이용해 서비스를 출시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좋은 예이다. 호갱노노는 찾아보기 어려운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 데이터를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 여러 데이터 소스에서 데이터를 모아 집주인, 부동산 중개업소가 함께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구축했다.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가 많이 출현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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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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