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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기다리는 수요에 서울 아파트 거래 위축
이달 거래량 연내 최저 전망…“매물 쌓여도 가격 하락 없을 것”
2020-11-25 15:00:21 2020-11-25 15:00:2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25일까지 집계된 이달 거래량이 1000건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거래 신고기간이 아직 남아 거래량은 더 늘어날 예정이지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달 거래량은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주택자 매물 증가에 따른 집값 하락 가능성에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며 이 같은 거래 침체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의 매매거래는 1116건 체결됐다. 11월 하루마다 약 44건의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부동산 계약 신고 기간이 30일인 것을 고려하면 이달 거래량은 내달 말까지 증가한다. 그러나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고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늘어난다면, 이달 서울 아파트의 총 매매거래 건수는 약 2600건으로 추산된다. 300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올해 최저 수치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가장 낮았던 때는 4월 3025건이다. 지난해 11월 1만1500건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수요자들이 대체로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서울 주택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16일 기준 90.2를 기록했다. 100을 기준선으로 이보다 낮으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수요가 붙지 않자 매물이 꾸준히 쌓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매수자를 기다리는 서울 아파트 매물은 25일 4만5444개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3만9559개에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5885개가 더 쌓였다.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않아 매물이 소화되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면서, 세부담을 체감하는 다주택자들이 내년 6월 양도세 인상 전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주택 취득과 보유에 따르는 세금 부담이 전보다 무거워진 점도 매수세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종부세 부담 증가로 버티던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수 있다”라며 “수요자들이 이런 매물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더불어 주택 관련 세 부담이 커진 점도 매수세 약화에 영향을 줬다”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매물이 쌓이는 상황이지만 집값이 하락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매물을 던지는 다주택자들이 세부담을 매수자에게 전가하며 웃돈을 요구할 수 있는데다, 아파트 구매를 기다리는 수요층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4월에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면서 집값이 잠깐 하락했으나 패닉바잉에 나선 30대가 매물을 받아주며 집값이 상승전환한 적 있다”라며 “종부세 고지 이후 매물이 늘어도 수요층에서 받아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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