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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LCC'의 탄생…업계 지각 변동
LCC 3사 단계적 통합…에어부산, 분리매각 가능성도
2020-11-16 17:01:07 2020-11-16 17:01:0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으로 저비용항공(LCC) 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거대 LCC 탄생이 예고된 가운데 외부 지분이 많은 에어부산(298690)의 경우 향후 분리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면서 한진그룹의 진에어(272450)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에어서울도 한 식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들 3사는 단계적으로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중복되는 노선은 통합하고 기종은 단순화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 LCC를 통해 지방 공항도 육성한다. LCC의 경우 통상 인천이나 김포 외에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두는데 이 특성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과 장거리에 집중하는 대형항공사(FSC)들과 노선을 차별화하는 효과도 노린다.
 
3사가 합쳐지면 국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LCC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진에어는 9102억원, 에어부산 6373억원, 에어서울은 221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들 3사의 합산 매출은 1조7690억원으로 LCC 1위 제주항공의 지난해 연간 매출(1조3761억원)보다 높다. 이에 따라 국내 LCC 시장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LCC와 제주항공이 양분하는 체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어 티웨이항공이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1, 2위와의 격차는 1.5~2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LCC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시장을 위협할 정도의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에 따르면 3사 보유 기재 규모는 50억원대로 이는 국내를 넘어 동북아시아 LCC 중에서는 최대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에어아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각사
 
다만 에어부산의 경우 분리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이번 인수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보유한 에어부산 지분율은 44.17%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 중 40%가량은 부산시와 지역 향토기업들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자 부산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에어부산을 부산 기업화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에어서울은 항공기 7대를 보유한 소규모 항공사이기 때문에 에어부산 분리매각 시 초대형 LCC는 탄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가 끝나면 국내 항공 시장이 독과점 형태가 된다는 우려가 있어 에어부산 분리매각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대한항공과 산은은 통매각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 시장의 공급과잉은 고질적인 문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식구가 되면서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대 LCC가 많아질수록 중·소 업체를 비롯해 신생항공사들은 더욱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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