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가 17일 윤곽이 잡힌다. 업권에서는 다음 회장직에 전직 관료 출신의 인물을 바라왔지만, 최근 거론됐던 인사들이 잇따라 고사하면서 민간 출신 후보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2차 비공개 회의를 열고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한다. 지난 11일 열린 1차 비공개 회의에서는 후보 논의 일정, 절차 등 대략적인 논의만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회장 인선 과정에서는 총 3회의 논의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했다. 당시 2차 회의에서 7명의 롱리스트 추리고, 3차 회의에서는 단수 후보로 김태영 현 은행연합회장의 추천을 결정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가 끝나면 후보군이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펀드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은행들은 그간 대관 영역에 목소리에 낼 수 있는 관료·정치권 출신 인사를 원했다. 하마평으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나 정무위원장을 지낸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첫 회의가 열린 지난 11일 회장 자리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 더구나 그는 "은행업계 출신 인사가 맡는 게 자연스럽다"면서 선을 그었다. 13일에는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거절 의사를 전했다. 금융권 출신이지만 김용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같은 뜻을 전달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이 '관피아'와 같은 부정적인 시각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은행권 출신이 맞다는 평가를 여러 언론을 통해 밝히면서 다른 후보들에게 메시지를 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사태를 이유로 은행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관 출신 인사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민 전 의원에 대한 추천 가능성이 부각되긴 하나, 역대 회장들이 공통적으로 은행 실무 관련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등 업권 전직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내린다. 일각에선 행장들의 추천에 따라 깜짝 후보가 등장하거나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오늘 다음 회장 후보 선출을 위한 은행장 회의를 소집해 후보군을 추릴 전망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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