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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규제가 부른 비규제지역 아파트 반사이익
김포·부산·울산 매매 상승세…저금리에 투자처 찾아 줄행렬
2020-11-11 14:36:21 2020-11-11 14:36:2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가 연일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는 가운데 비규제지역의 반사이익이 뚜렷하다. 수도권에선 경기 김포가, 지방에선 부산과 울산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강하다. 부동산은 오른다는 심리에 더해 오랜 기간 이어지는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풍부한 자금이 규제가 덜한 곳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이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비규제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을 흘리면서, 정부 움직임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비규제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수도권에선 경기 김포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김포의 월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6% 올랐다. 지난 7월 변동률이 2.96%까지 치솟았다가 8월부터 오름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에선 부산과 울산에서 집값이 뛰고 있다. 부산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0.62% 올랐다. 규제에 묶였던 부산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서 집값이 하락세를 탈출했고, 코로나19 확산이 심했던 3월~5월을 제외하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 경제 침체로 아파트 시장이 꺾였던 울산도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울산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전월 대비 0.84% 뛰었다. 지난해 10월 0.14% 올라 상승전환한 이후 1년 동안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시장이 과열되면 정부가 규제지역으로 묶고,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은 반사이익을 누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지는 저금리로 시중에 풀린 자금은 많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며 비규제지역으로 흘러드는 모습이다. 외지인 수요가 유입하면 비규제지역의 집값은 올라가는데,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기 쉽지 않아 시세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부산과 울산, 김포 모두 10명 중 1명 이상은 서울을 제외한 외지인 거주자가 꾸준히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유례 없는 저금리 상황에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렸지만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하고 있다”라며 “돈을 쥔 외지인 수요가 비규제지역의 아파트를 구매하며 일대 집값이 오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비규제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투기자본이 규제를 피해 지방광역시로 이동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규제를 비껴가 시장이 달아오르는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지역 집값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규제지역 지정시엔 투자를 비롯한 가수요는 차단될 것”이라며 “실수요 역시 대출 규제 영향을 받아 매수세가 다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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