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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덕에 웃은 지방금융사…판관비 17% 급증 해법은?
2020-11-09 15:13:56 2020-11-09 15:13:56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지방금융지주들이 코로나19에도 비은행 계열사 실적 상승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판관비가 급증하면서 경영효율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BNK, DGB, JB금융 등이 제공한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이들 지방금융의 비은행 계열사가 사용한 판관비는 56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67억원 보다 무려 16.8% 올랐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DGB금융지주(139130)가 1~3분기 비은행 계열사 판관비로 2603억원을 사용해 전년동기(2276억원) 대비 14.3% 상승하는 등 지방금융 가운데 지출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BNK금융지주(138930)가 1884억원을 사용해 15.8% 늘었고, JB금융지주(175330)는 1200억원으로 24.3% 증가했다.
 
반면 3분기까지 이들 지방금융의 핵심계열사인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의 판관비는 1조6374억원으로 3.6% 상승하는 데 그쳤다. 광주·전북은행은 지출 규모를 전년대비 각각 2.1%, 4.5% 줄이기도 했다.
 
이는 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한 은행은 경영효율성 제고에 집중한 데 반해, 증권사와 캐피탈사 등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판관비를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DGB금융은 3분기 증권사 실적개선에 따라 인건비 등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한다. 
 
은행에 대한 수익 집중이 낮아지는 성과도 있었다. 3분기 기준 DGB금융의 비은행 수익 비중은 40.8%로 전년동기 21.0%에서 두 배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BNK금융은 22.8%, JB금융은 23.4로 각각 7%포인트, 3.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비은행 실적 상승은 자체 경쟁력이 강화했다기 보다는 '빚투' 열풍을 맞아 관련 수익이 증가했다는 게 업권의 중론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분기엔 해외유가증권, 3분기는 증권수수료 등이 코로나발 순이익 하락 폭을 만회하고 있다"면서 "계속해 큰 규모의 충당금을 쌓고 있는 만큼 일회성 요인들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더구나 코로나발 부실 위험이 여전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호실적이 금융사 건전성을 해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잠재 리스크가 작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진이 비은행 확대의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비은행 자회사를 좀 더 빨리 확대·발전시키는 것과 신규 비은행 M&A를 추진하는 것이 두 축"이라고 밝히는 등 성장 중심의 경영의지를 내비쳤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불과 반년 전인 지난 4월 이들이 보유한 은행에 신용등급 하락을 검토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9월 발표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실물경제와 금융회사 실적간 괴리 심화, 금융업종 별 건전성 수준' 보고서를 통해 지방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2.6%까지 증가할 수 있어 작년에 벌어들인 순이익 모두를 충당금으로 전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금융지주들이 코로나에도 비은행 계열사 실적 상승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높아진 판관비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전라남도 목포시 삽진산단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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