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감독원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부회장의 법정 다툼이 본격화한다. 지난해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은 경영진이 책임을 물어 함 부회장에게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렸고, 함 부회장은 이에 불복해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내달 17일 첫 변론기일이 잡혔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오는 12월17일 함 부회장과 윤석헌 금감원장 간 문책경고 등 취소청구의 소송 첫 변론 기일을 연다. 함 부회장이 DLF 사태 당시 하나은행장으로 재임한 탓에 제재 대상이 됐다.
은행 경영진이 금융감독당국인 금감원이 결정한 징계 처분에 행정소송으로 맞서는 일은 이례적이다. 다만 징계 당시 당국 내에서도 은행의 징계 근거로 제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률은 은행 경영자에게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라고 돼 있지만, 주의감독 의무까지 주어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최종 징계를 결정하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의 실행여부가 자칫 소비자 피해라는 결과로써 판단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었다. 금융 관련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내부 절차와는 별개로 금융사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함 부회장과 같은 문책경고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은 지난 3월 일찌감치 징계 취소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손 회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 결정을 앞두고 있어 재취업을 3년 간 제한하는 문책경고 결정에 치명타를 맞았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는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정직) △해임권고 등 다섯 단계다. 문책경고 이상은 임기에 영향을 주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함 부회장도 차기 하나금융 회장 후보로 언급된다는 점에서 금감원 징계를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함 부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 데다 김정태 하나금융 현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됨에 따라 하나금융은 곧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들어간다. 법원이 지난 6월29일 이들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징계 효력은 일단 멈춰진 상태다.
함 부회장의 소송이 은행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과 기업이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소송에 진정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실제 하나은행은 DLF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6개월 업무 일부정지(사모펀드 신규 판매 업무) 제재와 과태료 167억8000만원과 관련한 행정소송에 모두 나서고 있다. 이에 9월4일까지 중단돼야 했던 하나은행의 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는 일단 7월1일부터 재개됐다.
행정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같은 논리를 두고 함 부회장과 손 회장의 소송과 함께 진행되고 있어 법원이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이 되겠지만, 징계 수준을 한 단계만 낮춰도 경영진 재취업이 가능해지기에 함 부회장 측 변호인은 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DLF 소송이 내달 17일 본격화한다. 사진은 함 부회장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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