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내정자 앞에 놓인 첫 과제는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을 줄이는 일이다. 실손보험으로 인한 발생손해액은 연간 10조원을 상회한다. .
3일 업계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등을 거친 관료출신으로 굵직한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로 꼽힌다. 다만 보험 관련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보험이해도 등 실무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입자 3800만명에 달하며 '제 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은 보험사들의 만년 적자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상품이다. 정 이사장은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을 역임했을 당시 표준화 실손보험 제정에도 앞장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실손보험 발생손해액은 약 5조8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실손보험 대부분을 취급하고 있는 손보업계의 손실폭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보업계의 올 상반기 실손보험 발생손해액은 약 4조9000억원으로 생보업계(약 8300억원) 보다 4조원 가량 높았다. 지난해 보험업계 실손보험 발생손해액은 10조9000억원을 상회했다.
실손보험 손해율도 빨간불이다. 지난 2017년 하반기 118.2% 였던 손해율은 지난해 하반기 138.4%로 2년 새 20.2%포인트나 증가했다. 올 상반기 역시 131.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로 100원을 받고 보험금을 131원 지급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손보험이 적자상품으로 전락한 것은 보험금 누수가 원인으로 꼽힌다. 보험사기는 물론 과잉진료를 일삼는 병원들로 인해 불필요한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근 실손보험 차등제, 청구 간소화 등 장기적으로 손해율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탄력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청구 간소화의 경우 환자 개인정보 유출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의료계의 반발이 심해 실제 제도가 적용될 수 있을진 미지수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실손보험료도 당국 눈치에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기 어렵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관료출신인 정 이사장에 업계의 기대가 큰 이유다. 실손보험 제도 개선을 위해선 의료계, 정부 등과의 원활한 조율이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보험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정 이사장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금융서비스 국장을 2년여간 지냈기에 기본적으로 보험을 잘 안다고 볼 수 있다"며 "회추위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과의 인맥도 상당하기 때문에 업계가 풀어야할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줄 적임자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거래소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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