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왜 수소차에 20조를 투자한다고 했을까?
2020-11-02 18:05:39 2020-11-02 18:05:39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3분기 실적 호황을 기록한 것을 두고 중국 시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수입 큰손인 중국이 2035년까지 화석 연료 차량을 없애겠다고 밝히고 세계 주요국들도 타소 배출 절감에 나서고 있어 자동차 업계 체질 개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이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3분기에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고 1일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3분기 약 26억 유로(약 3조4332억2200만원), 벤츠 모회사 다임러는 약 22억 유로(2조9050억34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재규어랜드로버는 3분기 이익 6500만 파운드(948억9415만원)를 기록했다. 도요타도 9월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2%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호전은 중국 시장의 고급 차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은 중국 내 아우디와 포르쉐 등 판매가 3%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임러는 벤츠 고급 차 판매가 23%, 재규어랜드로버는 판매량이 3.7% 늘었다고 했다. 도요타도 9월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2% 증가했는데 미국 16%, 중국 25% 판매량 증가가 요인으로 꼽힌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GM과 BMW도 긍정적인 수치를 나타낼 전망이다.
 
반면 현대차는 3분기 3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와 유럽 등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다른 주요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떨어졌다. 특히 중국 시장 판매량은 같은 기간 대비 31.0%나 급감했다. 북미에서도 11.1%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 동부 산둥성의 옌타이 항에서 새로운 차들이 운송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2020.10.21 사진/뉴시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 일환으로 화석연료 자동차 퇴출 움직임이 있다. 중국은 지난달 27일 2035년까지 화석 연료 자동차를 없애고 수소전기차 보급량을 100만대로 늘리겠다고 했다. 인도는 2030년부터 휘발유·경유차 판매 금지, 싱가포르는 2040년까지 모든 차량을 친환경 차로 바꾸겠다고 했다. 독일은 2030년, 프랑스는 2040년까지 화석 연료 차를 금지한다. 영국은 2035년부터 화석 연료 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차량도 판매 금지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도 금지 예정이다.
 
세계적인 기조에 맞춰 우리나라도 수소차 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미 한국은 지난해 1~10월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넥쏘를 3666대를 판매해 전 세계 판매량 1위를 달성했고 세계 판매 점유율도 52.4%를 기록해 뒤를 잇는 미국 29.4%(1798대)와 큰 격차를 보인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수소차 등 친환경 이동 수단에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건 수소차 세계 시장 선도를 이어가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동차는 반도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출량을 기록하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이다. 지난해에만 431억달러(약 48조9400억5000만원) 수출을 달성했다. 자동차 업계가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체질 개선에 실패하면 우리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나서서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자동차 시장은 미래 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며 정부는 수소경제 로드맵과 미래 차 비전을 시행 중이라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국내 수소 기술력이 활용에만 치우쳐 있다며 원천기술 확보와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10월 8일 발간한 ‘수서 경제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분야에서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으며 “한국과 달리 주요국은 수소 생산기술 개발 등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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