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금소법 제정, 비정규직 양산"
인원 고려 없이 설명업무 등 증대…비정규직 정원 늘릴 수밖에
2020-11-01 12:00:00 2020-11-01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은행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 시 설명의무를 대폭 강화하면서 현재의 인원으로는 도저히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비정규직 증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27일 입법예고한 '금소법 시행령 제정안'은 40일 동안 관련 의견을 청취한 후 내년 3월25일부터 시행된다. 업권에서는 규제 수준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은행들은 6대 판매규제에 포함된 설명의무가 과하다는 견해다. 
 
설명의무는 금융상품 권유 시 또는 소비자 요청 시 은행이 지켜야 할 상품설명 규정이다. 시행령에 따라 △상품판매 시 투자자성향 파악 등 평가기준 신설 및 보고서 작성 △펀드 등에 운용사 아닌 은행 판매 시 상품설명서 은행이 직접 작성 △판매업자 상품숙지의무 및 이해 부족 사람에게 금융상품 권유 금지 △예금성 상품 제외한 금융상품 권유 시 소비자에게 핵심설명서 제공 등이 신설된다.
 
고객에 손실을 줄 수 있는 대출, 보험, 금융투자상품, 신용카드 등 상품에 대해서 설명의무가 강화되면서 고객당 업무 절차가 늘고, 시간도 길어진다는 게 은행들의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설명시간이 길어지면서 콜센터 업무처럼 전담직이 신설돼야 할 판"이라면서 "집중되는 상품이 때마다 달라지기에 무작정 인원을 늘리기보다는 비정규직 형태가 나타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설명의무 사안 중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은 그 기준조차 모호하다는 평가다. 설명의무 위반 여부에 따라 고객은 상품 가입 후 5년까지, 위법 사실을 안 지 1년 이내 '위법계약해지권'을 사용할 수 있다. 고객은 자신의 이해도를 기준으로 상품 가입 중 언제든 해지권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은행은 이를 무작정 의무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토로한다. 
 
사실상 비대면 영업으로 손실위험상품의 판매 채널을 옮기라는 것 아니냐는 불평도 나온다. 비대면은 특정상품에 대한 가입 유도행위가 어려운 데다 고객은 은행이 제공한 상품설명서 동의로 상품 이해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진다. 금융상품에 명시된 수익·손해 가능성을 스스로 읽고 내린 결정이기에 불완전판매와 같은 분쟁소지도 적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에도 당국이 연초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으로 비대면 신탁 사업을 열어주자, 업권에선 불완전판매를 막을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인식이 퍼졌었다"면서 "대면 영업에 부담을 주는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영업활동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은행들의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시중은행 창구에서 한 고객이 금융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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