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북한이 29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13~16일 이뤄진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방미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통신은 이날 '동서남북도 모르고 돌아치다가는 한치의 앞길도 없다는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제하 기사에서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이란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행각하여 구접스럽게 놀아댔다"고 했다.
통신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오브라이언,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 등을 연이어 만나 최근 삐걱거리는 한미동맹불화설로 심기가 불편해진 상전의 비위를 맞추느라 별의별 노죽을 다 부리였다"고 비난했다.
통신은 특히 서 실장이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수 없다', '남북관계는 미국 등 주변국들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얼빠진 나발까지 늘어놓았다"고 했다.
이어 "북남관계는 말그대로 북과 남사이에 풀어야 할 우리 민족내부문제로서 외세에 빌붙거나 다른 나라 그 누구와 논의하고 도움을 받아야 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북남관계 문제에 수십 년 동안이나 몸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모든 문제를 푸는 근본 열쇠가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있다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라며 서 실장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면담을 시작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그러면서 "신성한 북남관계를 국제관계의 종속물로 격하시킨 이번 망언은 본질에 있어서 민족자주를 근본핵으로 명시한 역사적인 6·15북남공동선언과 그 실천강령인 10·4선언,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남조선당국의 공공연한 부정이고 배신이며 노골적인 우롱이라고밖에 달리는 볼수 없다"고 했다.
최근 남북관계 교착 원인에 대해선 "남조선당국이 스스로 미국에 제발을 얽매여놓고 자기를 조종해달라고 제 운명의 고삐를 맡겨버린데 있다"면서 "한때 그 무슨 '운전자론'이요,'조선반도운명의 주인은 남과 북'이요 하며 허구픈 소리라도 줴쳐대던 그 객기는 온데간데 없고 상전의 버림을 받을가봐 굽신거리는 그 모양새는 차마 눈뜨고 보아주기 민망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미 대선과 이후 북한 문제 관련 한미 간 고위급 협의가 예정된 상황에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내달 3일 대선 이후 서 실장의 카운터 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을 찾는 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현지시간) 허드슨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대담 행사에서 "북한 쪽에서 김씨 일가가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정권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김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번영을 가져온 지도자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는 전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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