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동산 규제, 건설사는 외려 속웃음
분양만 하면 팔리는 아파트…지방 곳곳 수십대 1 경쟁률
입력 : 2020-10-27 13:52:00 수정 : 2020-10-27 13:56:4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는 와중에 건설업계는 속웃음을 짓고 있다. 정부 규제책이 아파트 시장에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면서 청약 광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의 주력 상품인 아파트를 판매할 때 미분양 위험이 훨씬 줄어든 것이다. 
 
27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규제 중심의 제도가 청약 시장을 달구고 있다”라며 “미분양 걱정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요새는 미분양이 날까 우려하는 분위기는 적다”라며 “일부에선 지금처럼 청약 시장이 좋을 때 물량을 더 내놓으려는 기류도 있다”라고 전했다. 
 
부동산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설업계가 오히려 규제에 따른 수혜를 입으며 속으론 미소를 띄우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가 규제를 쏟아내며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려 했지만 시장 불안정이 이어지는 탓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와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 가격 통제로 청약 수요는 쌓여 있는데,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도시정비사업에선 전보다 강해진 규제로 공급이 어려워졌다. 수급 불균형 심화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 분양에서는 수요자들이 조건을 따지지 않고 청약을 넣는다는 말도 건설·분양업계에선 공공연히 떠돈다. 광역시와 같은 주요 지방에서도 노후 주택이 많아 갈아타기 수요가 상당한데 공급이 더딘 탓에 청약 수요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전국의 미분양 물량도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 8월 2만8831가구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에는 6만2385가구에 달했다. 불과 1년만에 3만3554가구가 팔렸다. 현재 남아 있는 미분양 중 약 89%가 지방 물량이지만, 지방 역시 지난해 8월 5만2054가구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전국 각지의 청약 경쟁률도 수십대 1을 무난하게 찍고 있다. 부동산114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약 72대 1을 기록했다. 부산은 무려 118대 1이었고 대구와 광주, 대전은 각각 14.9대 1, 13.2대 1, 16.6대 1이었다. 울산도 20.9대 1을 올렸다. 이외 전라남도가 40대 1, 충청남도는 12.4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분양을 진행한 곳 중 청약 경쟁률이 1대 1도 되지 못한 곳은 경남과 경북뿐이었다. 지방 곳곳에서 아직 미분양이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청약 열기가 뜨겁다.
 
건설사 유관 부서에서는 이처럼 미분양이 나오지 않고 청약 경쟁률이 높은 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향후 도시정비사업에서 영업할 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영업팀에선 청약에 몇 명이 몰렸냐, 미분양이 나왔냐에 예민하다”라며 “도급 방식으로 주택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중에 정비사업 입찰에 참여할 때 ‘우리가 아파트를 이렇게 잘 팔았다, 인기가 좋았다’고 표심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가 늘어서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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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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