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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영업이익 줄었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호실적"…왜?
조 단위 충당금에도 선방…"앞으로 2년은 성장세"
2020-10-26 17:34:45 2020-10-26 17:34:45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기아차가 조(兆) 단위의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3분기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 쳤지만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예상보다 선방했을 뿐 아니라 뚜렷한 체질 개선이 확인돼 구조적 성장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26일 현대차는 3분기 3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과 비교해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2.5%포인트 하락한 마이너스 1.1%를 기록했다. 세타 2 GDI 엔진 관련 충당금 등 품질 비용을 2조1352억원 반영한 탓이다.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본사.사진/뉴시스
 
기아차는 적자는 피했지만 영업이익은 33% 감소한 1952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1.2%로 0.7%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품질 비용 1조2600억원이 악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 급감과 적자 전환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높지 않다. 오히려 기대가 크다. 실적이 상당 기간 우상향할 수 있는 체력을 다졌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다.
 
품질 비용을 제외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8210억원, 1조2080억원으로 3조원을 웃돈다. 현대·기아차가 품질 비용 반영 계획을 밝히기 전 금융투자업계가 추정한 합산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진 비용을 빼면 눈이 번쩍 뜨이는 호실적"이라며 "이익 개선의 강도와 속도가 예상보다 크고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익 개선이 이제 시작단계로 앞으로 최소 2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신차가 인기를 끌면서 재고는 줄고 가동률은 높아지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인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익도 계속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기아차는 3분기에도 실적의 질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는 99만7842대로 전년 동기보다 9.6%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27조5758억원으로 2.3% 증가했다.
 
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제품 증가로 제품 믹스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믹스개선으로 늘어난 매출액은 2조7850억원으로 물량 축소로 인한 감소액 1조6010억원을 크게 웃돈다.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신형 투싼은 첫날 1만대 이상 계약됐고 제네시스 G80의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14% 증가했다. G80과 함께 GV80이 인기를 끌면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보다 6.8%포인트 상승한 14.3%까지 올라왔다. 미국에서는 베뉴와 팰리세이드 등 SUV를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면서 미국 내 SUV 판매 비중이 64%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현대차는 국내에 더 뉴 70과 GV70을 출시해 제네시스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는 신형 엘란트라와 투싼, 더 뉴 싼타페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아차는 판매가 69만9402대로 작년보다 0.4% 줄었지만 매출액은 16조3218억원으로 8.2% 늘었다. 신차와 RV 차량의 인기 덕분이다. 신형 쏘렌토와 신형 카니발, 셀토스 등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기아차의 RV 판매 비중은 57.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 카니발과 쏘렌토를 출시하고 지역별 맞춤 전략을 통해 질적 판매 역량을 강화하면서 수익성을 계속 높일 계획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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