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성희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일본 코스모석유와 5 대 5 출자를 통해 건설하겠다고 했던 신규 BTX(벤젠·톨루엔·자일렌)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모석유가 출자하기로 한 6억달러 가운데 8500만달러만 유치한 상태에서, 애초 현대오일뱅크 소유인 대산 공장부지 등을 담보로 국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신설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스모석유는 1억달러에도 못미치는 투자금으로 신설 법인의 지분 50%를 확보해, 현대오일뱅크와 코스모석유의 최대 주주인 중동계 투자자본 IPIC(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가 현대오일뱅크 경영권 양도를 앞두고 알짜 사업을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코스모석유와 각각 6억달러씩을 투자해 HC페트로켐을 만들고 연산 91만톤 규모의 신규 BTX 공장을 만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대오일뱅크는 65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되는 현재의 대산 BTX공장을 현물투자하고, 일본 코스모석유는 6억달러를 현금 투자해 대산공단에 새로운 BTX 공장을 건립한다는 게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당시 이완구 충남지사는 12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토마토TV> 취재결과 오일뱅크와 코스모석유는 각각 8550만달러, 우리 돈 985억원씩을 출자해 1950억원의 자본금으로 HC페트로켐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뒤 HC패트로켐은 대산공장과 오일뱅크의 저유소 등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3700억원, 일본계 은행에서 850억원 등 4550억원을 차입해 자본금 1950억원을 합한 6500억원으로 대산공장을 인수했습니다.
결국 코스모석유는 1억달러에도 못미치는 자금으로 자산 6500억원 규모의 대산 BTX공장을 소유한 신설법인의 지분 50%를 확보한 셈입니다.
오일뱅크와 코스모석유의 대주주인 IPIC가 경영권 상실에 대비해 알짜사업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대목입니다.
IPIC는 오일뱅크 경영권을 현대중공업(009540)에 넘겨주더라도 수익성이 좋은 화학사업의 이익 절반을 코스모석유를 통해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일뱅크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12억달러 규모 외자유치 사업이라는 게 애초 알짜사업을 빼돌리기 위한 방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의혹에 대해 현대오일뱅크와 HC페트로켐측은 "코스모의 투자계획에 변동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코스모석유가 최근 지식경제부 일본에서 연 한국투자환경설명회에서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으로 충남 대산에 석유화학 제품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데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6억달러 규모 외자유치는 사실상 물건너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갑니다.
뉴스토마토 양성희 기자 sinb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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