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오르니 월세도 튄다
전세난에 밀린 실수요자, 월세로…“세입자 주거불안, 내년까지 갈 것”
입력 : 2020-10-19 14:35:34 수정 : 2020-10-19 14:35:34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 월셋값이 뛰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 심화와 이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실수요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떠밀리는 양상이다. 전세난이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월세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4% 상승했다. 이 지수는 5월에는 0.01%의 변동률을 기록했으나, 8월 0.13% 올랐고 지난달까지 상승폭을 꾸준히 키웠다. 
 
월세가격 통계의 오름세는 KB부동산에서도 확인된다. KB부동산이 전용 95㎡ 이하의 중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서울 월세지수는 전월 대비 0.78% 상승했다. 8월 상승률 0.12%에서 0.66%포인트 오른 건데,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실수요자 선호가 높은 서울 아파트 대다수는 월세 가격이 뛰는 셈이다.
 
실거래가격이 오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우장산힐스테이트’는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보증금 1억원, 월세 150만원에 거래됐다. 8월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20만원이었는데 월셋값이 30만원 뛰었다. 동작구 대방동 ‘대림아파트’ 전용 59㎡ 매물은 9월 초 보증금2억5000만원, 월세 55만원에서 9월말 보증금 2억5000만원, 월세 80만으로 상승했다. 
 
보증금과 월세가 같이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2차’에선 전용 84㎡가 7월 보증금 3억원, 월세 100만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3억5000만원, 130만원으로 보증금과 월세 모두 올랐다. 동작구 흑석동 ‘롯데캐슬에듀포레’ 전용 84도㎡ 7월에는 1000만원, 76만원에 팔렸지만 이달 보증금 2000만원, 월세 85만원에 거래됐다.
 
이 같은 현상은 전세가 상승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저금리에 따라 전세 매물이 월세로 전환하는 상황인데,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법 시행이 겹쳐 전세 매물이 더 부족해지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은 5월 0.06%에서 이달 0.6%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KB부동산의 전세수급지수도 189.3으로 2015년 10월 이후 가장 높다. 수요가 훨씬 많다는 의미다. 전세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들이 월세로 발을 돌려 월세 가격도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전세 매물이 월세로 바뀌며 공급이 느는데도 수요가 받쳐주니 오르는 가격에도 거래가 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도 “전세가 오르면 실수요자는 월세로 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월셋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 시행과 내년 서울 및 수도권의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지금과 같은 임대인 우위 시장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은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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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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