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관 역량 강화가 대응 핵심”
입력 : 2020-10-14 14:37:49 수정 : 2020-10-14 17:02:51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방역전문가들이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대응에 있어 역학조사관의 역할 재정립과 신분안정화 등 역량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은 14일 건강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강민규 수도권 질병대응센터장을 비롯해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강원도 방역당국 및 담당자가 온라인 참여해 감염병 대응 선진화를 위한 지자체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하고 수도권 질병대응센터가 설립되면서 중앙-지방 사이의 방역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 역시 역학조사 정보체계 구축과 역학조사관 양성 등 역학조사 역량 강화를 감염병 대응의 핵심으로 꼽았다. ‘K-방역’의 성패는 빠른 코로나19 환자 발견과 동선파악을 통한 접촉자 조기격리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 환자로부터 인적사항, 발병경로, 감염원인, 전파정도 등을 복합적으로 파악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보고가 늦고 내용이 부정확해 파악 자체에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업무 협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대다수의 역학조사관은 격무에 시달리기 때문에 방역당국의 충원에도 지원을 하려하지 않고 지원했다 하더라도 금방 다른 업무로 옮기려는 경향이 있어 전문성 축적에 한계가 있다.
 
전 질병관리본부장인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역학조사관이 이상적으론 논문도 쓰고 상도 타고 싶겠지만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며 “기초역학조사와 심화역학조사를 분리해 지휘체계를 만들고 직무기술서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해야 하는데 경력개발과정은 물론 교육체계, 지휘체계, 운영체계가 없다”며 “너무 많은 일을 하는 상황에서 조직문화를 바꿔 조직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서울시 방역통제관인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일해보니 역학조사관을 외부 의료인을 충원하면 환경이 열악해서 일반 공무원을 뽑으면 순환근무를 이유로 남는 사람이 없더라”며 “역학조사관 역할이 환자 중중도 분류를 해서 보내야 하는데 초기 정보가 나중까지 잘 연결되지 않던 사례도 있었다”고 얘기했다.
 
나 교수는 “중앙-광역-기초가 역할을 나눠 기초에서 원초적인 자료를 모으면 시도에서 분석해 중앙에서 연구하는 정도로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우수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인센트브를 만들고 학위과정을 지원하는 등 신분안정화 방안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21세기병원에서 지난 2월5일 환자 이송 중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관이 업무상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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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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