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풀어 7만6700호 확보…"집값 안정 효과 제한적, 착공 속도·교통이 변수"
서울 인접 6곳에 공급…철도·도로 확충과 전월세 대책 병행해야
2026-10-29 14:46:33 ㅣ 2026-10-29 15:14:26
[뉴스토마토 홍연·박선영 기자] 정부가 서울과 맞닿은 경기 지역에 대규모 신규 택지를 내놓았지만, 서울 집값과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 수요를 외곽으로 분산하고 중장기 공급 불안을 덜어준다는 의미는 있지만, 2030년 내 착공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입주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발표 물량이 얼마나 빨리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느냐가 시장 영향을 가를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경계에서 약 5㎞ 이내인 경기 김포·구리·하남·의정부·고양 6곳에 7만6700가구를 추가 공급합니다. 8·13 대책 때 발표한 서울 강서, 남양주 도심, 경기 광주역세권 물량 2만7200가구를 더하면 수도권 신규 택지는 10만4000가구입니다. 정부는 인허가와 보상, 부지 조성을 병행하는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해 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일 계획입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 신속공급 방안 후속의 신규 공공택지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단기 효과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10만4000가구는 당장 시장에 나오는 주택이 아니다”라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나 전·월세 가격을 즉각 안정시키기보다는 중장기 공급 부족 우려와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수석전문위원도 "서울 인접 지역에 공급한다는 심리적 신호는 주지만 당장 서울 집값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라며 "택지 개발로 전월세난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는 "기존 주택을 임대로 내놓을 수 있게 지원하고 빌라·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존 택지도 보상 난항…최단기 착공모델 시험대
 
관건은 속도입니다. 2024년 발표된 개발제한구역(GB) 해제 택지들도 보상과 주민 협의, 지구 조성 절차 등을 거치면서 사업 추진에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3기 신도시의 지연 요인 중 하나가 토지수용을 포함한 택지조성에 걸린 시간이었던 만큼 실제 사업에서 기간 단축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건물을 짓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업지별로 착공 가능성이 엇갈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고양 대곡이나 하남 감일 등 기존에 개발 논의가 이어져온 지역들은 착공 시점을 앞당긴다면 목표 시점에도 착공이 가능하다"면서도 "김포 아라처럼 면적이 100만평을 넘는 대규모 사업지는 가능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김포아라는 365만㎡에 3만7000가구로 이번 추가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고양대곡은 기존 지구(9400가구)에 대곡역 남측 부지를 더해 4000가구를 늘리는 방식입니다. 구리건원(1만4600가구)은 잠실역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고,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검토 등을 통한 자족 기능 강화도 계획돼 있습니다.
 
신규 택지 후보지 6곳 중 한 곳인 경기 하남미사 K-컬처지구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 입지인 만큼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일부 서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윤지해 부동산평론가는 "구리·남양주·하남 등 서울과 연접되는 정도가 클수록 대체 효과는 분명히 있다"며 "공급 계획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서울의 대기 수요 일부가 신규 택지로 전환될 요소가 있다"고 했습니다.
 
함 랩장은 "서울 동남권 출퇴근과 생활환경을 중시한다면 하남미사와 구리건원이 유력하고, 서울 서부권 접근성과 대규모 공급에 따른 선택의 폭을 고려한다면 김포아라가 관심 대상"이라며 "철도 환승 편의와 서북권 업무 접근성을 중시한다면 고양대곡이 차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역세권이라는 이름만으로 주거 만족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도보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완성도를 따져봐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교통과 분양가도 변수입니다. 김포아라는 5호선 연장을, 하남미사 K-컬처는 3·9호선 연장을 내세웠지만 개통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함 랩장은 "김포아라는 철도 확충과 도로 혼잡 해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출퇴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철도 연장 계획을 확정된 이용 편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공공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해 얼마나 합리적으로 책정되는지가 청년·신혼부부의 청약 참여를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성패는 발표 물량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는 실행력에 달렸습니다. 보상과 주민 협의가 지연되고 철도·도로·학교 등 기반시설 확충이 늦어지면 서울 인접이라는 입지 장점도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습니다. 중장기 택지 공급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도심 주택 공급과 기존 주택 임대 활성화 등 단기 대책을 병행해야 시장 안정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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