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친명(친이재명)계 안에서도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바라보는 시선이 갈라지면서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신경전을 펼치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입장이 난처해졌습니다. 특히 신천지 의혹으로 계파 간 갈등을 보이는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대한 친명계 내 의견 분화가 김 대표의 당내 입지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마치고 회의실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속도조절 사이…정청래 이어 송영길도 '탄핵'
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시 김민석 대표와 손을 잡은 송영길 전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조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 촉구 기자회견에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해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최혁진 무소속 의원, 시민단체 촛불행동 등과 조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 촉구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했습니다.
송 전 대표가 조 대법원장 탄핵 국면에서 입장을 밝힌 건 지난 8월18일 "탄핵 사유가 늘었다"고 한 지 약 두 달 만입니다. '탄핵 전 국정조사'를 내세운 김 대표 대신 강경파에 힘을 실은 셈입니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국정감사 질의가 예정돼 있어 송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는 불참했다"면서도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동참한다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를 촉구한 송 전 대표 입장은 김 대표와 상반됩니다. 김 대표는 탄핵 추진 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위한 국정조사 실시가 우선이라는 입장인데요. 김 대표가 지난 24일 "국정조사를 포함해 원래 생각한 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갈 것"이라고 언급한 발언에서도 이런 기조가 드러납니다.
김 대표가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해 신중론을 펴고 있는 배경은 여론입니다. 지난 23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0월20~22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조사원 인터뷰)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 탄핵 찬성 의견은 34%. 반대 의견 39%였습니다. 오차범위 내지만 탄핵 찬성이 반대를 앞서지 못한 겁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래픽=뉴스토마토)
신천지 놓고 파열음 와중에…친명계 단일대오 '흔들'
친명계에선 송 전 대표뿐 아니라 김기표 의원과 박균택 의원도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집권 여당으로서, 과반수 (의석)을 가진 당으로서 탄핵하지 않는다면 헌법 수호의 의지를 의심받을 것", "탄핵해야 한다. 최소한 검토할 때는 됐다"고 말했습니다.
송 전 대표를 포함한 친명계 인사들의 조 대법원장 탄핵 찬성 메시지는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 의견과는 배치됩니다. 오히려 탄핵을 신속 추진해야 한다는 친청(친정청래)계 의견과 일치합니다. 친청계로 꼬히는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되치기 당한다. 조희대 탄핵 사유가 넘치는데 망설인다"며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했고, 이성윤 최고위원은 촛불행동 기자회견장에 직접 등판해 탄핵안 발의를 촉구했습니다.
특히 조 대법원장 탄핵 관련 메시지가 친명계 내부에서 갈라진 것은 신천지 의혹을 둘러싸고 친명계와 친청계가 파열음을 내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둘로 나뉜 친명계 의견의 주목도를 키운 상황적 요인은 최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신천지 의혹입니다. 신천지 의혹은 김 대표가 반명(반이재명), 분열주의와 함께 전당대회의 본질로 꼽은 키워드인데요. 친청계로 분류되는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당권을 잡기 위해 허위 거짓 주장을 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며 김 대표를 향해 공세를 폈습니다. 전날에는 정 전 대표가 "조사를 했다면 조사한 내용 그대로, 있는 대로 공개하라. 덮는 자가 범인"이라며 석·청(김민석·정청래) 대전의 재발을 공식화했습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김 대표를 포함한 친명계가 신천지 의혹으로 친청계와의 전면전을 치르는 사이 일부 친명계 인사들이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을 펼치면서 김 대표의 입지가 좁아진 셈입니다.
민주당은 당내 파열음을 해소하기 위해 발빠른 대처에 나섰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신천지 의혹과 관련해 별도 논의 요청이 묵살됐다는 한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11월에 (조사) 결과를 보고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한 최고위원이 이를 정치 이슈화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과 관련해선 "국정감사 이후 민주당이 해결해야 할 매우 큰 과제"라면서도 국정조사를 우선 진행하겠다는 김 대표 뜻을 따랐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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