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거래, 결제는 T+2"…토큰 자산이동 속도 불일치 해소 관건
2026-09-30 15:10:20 ㅣ 2026-09-30 16:40:21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국내 토큰증권(STO) 법제화를 바탕으로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를 통해 전통 금융시장과 토큰 시장을 연결하려는 후속 입법이 추진되는 가운데, 토큰화 자산과 결제 대금 간 이동 속도 차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STO 이후, RWA 입법 과제 모색' 세미나에서 후속 토론이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좌장),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관, 강병하 메리츠증권 상무, 민 린(Min Lin) 온도파이낸스(Ondo Finanace) Managing Director, 빈센트 촉(Vincent Chok) 퍼스트디지털(First-Digital) CEO, 김영식 CREDER 대표. (사진=신수정 기자)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STO 이후, RWA 입법 과제 모색' 세미나에서 이 같은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민병덕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웹3블록체인협회(KWBA), 한국블록체인산업협동조합, 인사이트3가 공동 주관한 행사로,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 제도화 방향을 제시한 이후 국회에서 관련 입법 과제를 논의한 자리입니다.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2월4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금융위도 이달 초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에서 단계별 정책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조각투자 등 비정형증권뿐 아니라 주식·채권·펀드 등 정형증권의 토큰화를 추진하고 향후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한 온체인 결제로 확대한다는 구상입니다.
 
문제는 결제 인프라입니다. 김태림 AXIS Law 대표변호사는 자산은 분산원장에서 올라가고 대금 결제는 기존 은행망에 머무는 현재 구조를 '반쪽짜리' 인프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산과 대금이 같은 인프라에서 이동해야 토큰화 금융의 실시간 동시 결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관이 세미나에서 'RWA, STO 제도권 안착을 위한 온체인 자본시장 진화와 감독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관은 "자산은 이미 블록체인 위에서 1초 만에 이동하지만, 대금은 기존 은행망을 통해 T+2일 후에 결제되는 구조"라며 "토큰화 자산과 결제 대금의 이동 속도 불일치가 동시 결제를 가로막는 병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물건은 이미 넘어왔는데 돈은 아직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제 불이행과 이에 따른 연쇄 위험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블록체인 인프라의 파편화도 과제입니다. 서로 다른 메인넷에 유동성이 분산되고 이를 연결하는 크로스체인 브릿지의 보안 취약성이 커질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장 확대 이후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기존 인프라를 재설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강병하 메리츠증권 상무가 '글로벌 금융기관과 국내증권사의 RWA 사업 전략'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카드사·간편결제사 등 금융사들은 독자적인 결제 인프라와 메인넷 구축 등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강병하 메리츠증권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자산과 대금 결제 중간망의 과도한 레버리지나 기초자산 익스포저 부족 등으로 유동성 누수가 발생하면 '토큰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토큰화 시장은 24시간 365일 거래가 가능해 위험 전파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초 단위로 발생하는 토큰런이 발생하면 특정 사업자의 유동성 부족이 연계된 간편결제 생태계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입니다.
 
한 수석조사관은 사후 감독보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규제를 기술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초기 아키텍처 코드에 성능·보안·탈중앙화·규제 감독 등 핵심 요소를 미리 하드코딩하는 '규제의 내재화(Embedded Regulation)'가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이 개별 인프라 구축에 그치지 않고 공통 규제와 기술 기준을 반영한 표준 인프라 구축에 협력해야 향후 국가망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구축 비용과 시스템 중단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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