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후계자 에이징' 발언 새삼 주목…불안한 황병우 iM금융 회장
2026-09-22 13:37:39 2026-09-22 14:39:17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불발되면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연초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겨냥해 내놓은 이른바 '후계자 에이징(aging)'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직 회장이 연임하는 동안 차기 후보군이 경영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나이만 드는 승계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인데요. 경영 성과뿐 아니라 후계자 육성과 세대교체까지 회장 인선의 변수로 부상하면서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 등 임기 만료를 앞둔 이들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6년 기다리면 차세대도 골동품"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양종희 회장 대신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한 것을 두고 금감원 안팎에서는 금감원장의 '후계자 에이징' 지적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습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월5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주 지배구조 문제를 언급하면서 "(지주사가) 차세대 리더십을 세우게 되는데, 회장들이 너무 연임을 하다 보면 그분(차세대 후보)도 6년씩 기다리게 된다"며 "그러면 그분들도 결국 에이징이 와서 '골동품'이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금융지주들이 차세대 리더십을 육성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현직 회장이 5~6년 이상 재임할 경우 정작 다음 후보들은 경영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2연임 이상 장기 집권 문제뿐만 아니라 현직 회장이 계속 연임하면서 준비된 후보군이 밑에서 올라오지 못하는 문제도 함께 봐야 한다"며 "이번 KB 인선은 그런 문제의식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황병우 iM금융지주(139130)(옛 DG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iM금융은 지난달 차기 회장의 세부 자격 요건을 공개하며 승계 절차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회사의 경영승계 규정상 현직 회장의 임기 만료 최소 6개월 전에는 절차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이달 중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황 회장이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연임 도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황 회장은 1967년생으로 2023년 대구은행장에 선임된 뒤 이듬해 DGB금융 회장에 올랐습니다. 2024년에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이끌었고 이후 그룹명을 iM금융으로 바꾸면서 전국 단위 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습니다. 시중은행 전환을 직접 추진했다는 점과 아직 회장 첫 임기라는 점은 황 회장의 주요 연임 명분으로 꼽힙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월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연임에 대해 "회장들이 너무 연임을 하다 보면 그분(차세대 후보)도 6년씩 기다리게 된다"며 "그러면 그분들도 결국 에이징이 와서 '골동품'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KB발 세대교체에 쇄신 압박 커져
 
iM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내부 6명과 외부 9명 등 모두 15명의 CEO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장 인선부터 국내외 금융기관 근무 경력 20년 이상, 최근 5년 이내 금융기관 CEO 또는 부행장·부사장 이상 경력, 주주총회 선임 시점 만 67세 이하 등의 자격요건이 적용됩니다.
 
황 회장과 비슷한 연령대의 내부 후보들도 적지 않습니다. 과거 차기 행장과 지주 주요 경영진 후보로 거론된 성태문 부사장은 황 회장과 같은 1967년생이며, 강정훈 iM뱅크 행장은 1969년생입니다. 황 회장이 한 차례 더 3년 임기를 수행할 경우 일부 내부 후보들은 그만큼 최고경영자에 도전할 수 있는 시점이 늦춰지게 됩니다.
 
황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2027년부터 3년간 추가 임기를 수행한다면 1967년생 후보도 2030년 기준 만 62~63세 수준입니다. 당장 만 67세 연령 제한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후 회장 임기와 추가 연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경영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게 됩니다. 금감원이 주목하고 있는 '후계자 에이징' 문제가 iM금융 인선에서도 거론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물론 금융지주 회장 첫 연임이 불가능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이미 연임에 성공한 만큼 개별 금융그룹의 경영 성과와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임 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중장기 경영전략이나 전문성의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다만 경영 실적을 놓고 보더라도 황 회장의 연임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황 회장의 임기 첫해인 2024년 iM금융 순이익은 2149억원으로 전년보다 44.6% 급감했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부담으로 그룹 전반 실적이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해엔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완화되면서 회복세를 보이다가 올 상반기엔 다시 순이익이 뒷걸음질쳤습니다. 상반기 순이익은 2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황 회장의 첫 연임 여부 역시 경영 성과만으로 결정되기보다는 iM금융의 후계자 풀과 승계구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함께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황 회장 체제의 연속성을 택할 것인지, 시중금융그룹 전환에 맞춰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할 것인지가 회추위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를 가를 경영승계 절차가 임박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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