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년 만의 방중이 빅딜보단 '스몰딜'로 무게추가 옮겨 가는 모양새입니다. 중동 전쟁의 불안이 장기화하는 데다, 11월 중간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는 스몰딜에 나설 거라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3대 쟁점인 '통상·대만·이란' 문제를 놓고 미·중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 전 세계 이목이 쏠립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대치 낮아진 회담"…위기관리 '방점'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베이징으로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이번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한 의제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에 "긴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는 특히 "무엇보다 무역이 (회담 의제가) 될 것"이라며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하면 이란이 논의 대상 중 하나라고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은 우리가 잘 관리하고 있고 우리가 합의를 하거나 그들이 말살당할 것"이라며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 의제에 있어 '무역'을 최우선에 언급한 건 미·중 정상회담의 기대치를 낮춘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담과 관련해 '산만해지고 수렁에 빠져 동력을 잃은 채 기대치가 낮아진 정상회담 개최'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전쟁이 두 강대국 모두에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관계 악화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던 초기 기대감이 희미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 테이블에 최우선으로 올려놓을 의제는 무역입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대두와 쇠고기 등 농축산물과 보잉 항공기 구매 관련 중국의 확약에 초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관세·무역에 있어 무역법 제301조 조사 등과 관련한 '추가 휴전'이 있을 지도 주목되는데요. 양국 무역·투자위원회 구성을 통해 희토류 등의 공급망 관련 안정적 시스템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실제로 이번 방중단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등이 참여했습니다. 기업 교류를 통한 거래에 방점을 찍은 셈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란·대만 '지렛대'…중국 역할론 대두
그럼에도 현재의 중동 상황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방중에는 피트 헤그세스 전쟁(국방)부 장관이 동행합니다. 이란 및 대만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국방부 장관이 동행하는 건 1972년 이후 처음입니다.
현재 미국은 이란과 한 달 넘게 위태로운 휴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초 미국은 이란과 종전 협상을 완료한 뒤 미·중 정상회담에 임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무산됐습니다. 결국 이란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이란을 고리로 하는 협상의 지렛대를 얻은 셈인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원유 판매와 관련한 중국 기업 제재를 이행하고 있는 만큼 해당 문제 등이 의제로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시 주석은 이를 고리로 미국에 '중국 역할론'을 내밀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중국의 역할론이 커지는 대목입니다.
대만 문제는 중국 측에서 회담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관측됩니다. 13일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한 대변인은 "미국과 대만 간 어떠한 형태의 군사 접촉도 강력히 반대한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도착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꺼내 든 압박 카드입니다.
중국은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 축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인 만큼 상호 자극을 자제하고 원론적 입장만 공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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