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이 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해 투표한 결과, 찬성한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들은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를 당 지도부에 공식 요청하기로 했는데요. 이에 따라 좌초 위기에 내몰렸던 TK 행정통합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전망입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의 절차가 남았지만, TK 행정통합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보수 재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경북 의원 일부 반대 속 'TK통합' 합의
26일 국민의힘 소속 TK 지역 의원 25명은 국회에서 각각 모여 행정통합을 위한 뜻을 모았습니다. 대구 의원들은 투표 없이 '전원 찬성'했고, 경북 의원들은 투표 끝에 '찬성'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앞서 송언석 원내대표가 'TK 전원 비밀 투표'로 결론을 내겠다고 한 만큼, 이날 원내운영수석부대표실에 기표소까지 설치했습니다. 먼저 대구 지역 의원 12명은 투표 없이 '만장일치' 뜻을 지도부에 전달했습니다. 대구는 특별법 발의 때부터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했기 때문에 예상된 결과였습니다. 논의 직후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 의원은 "전남·광주 특별법과 함께 대구·경북 특별법도 통과시켜 달라고 지도부에 전달했다"며 "이미 찬성했기 때문에 투표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경북 의원들은 지역별로 의견이 엇갈려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이중 북부권에 박형수·김형동·임종득 의원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결국 무기명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고, 반대 의견을 낸 의원들도 사전에 투표 결과에 따르기로 하면서 '찬성'으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경북도당위원장인 구자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표 진행 결과 찬성이 우세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원석 원내대표는 "TK 지역 의원들이 행정통합에 찬성했기 때문에 법사위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이 전남·광주 특별법과 함께 이번 임시회 임기 내 처리를 위해 속도를 낼지 미지수입니다.
특별법 통과를 위해서는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본회의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 3법' 처리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되면서 3월3일까지 본회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 행정 통합 특별법안 처리에 대한 당의 입장을 26일 전체 TK 국회의원의 투표로 정하기로 해 국민의힘 TK 의원들이 투표를 위해 원내수석부대표실에 모여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대구 등판설'에…국힘 '견제'
정치권의 관심은 TK 행정통합안 통과 이후 보수 지형에 미칠 영향입니다. TK가 통합되면, 6선의 주호영 의원과 4선의 윤재옥 의원, 3선의 추경호 의원을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 영남권 거물급들이 맞붙을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한 한동훈 전 대표의 거취도 관심사입니다. 정치권 안팎에서 한 전 대표의 재·보궐선거에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습니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구는 외지인들에 대해 문을 열어주지 않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의 영향력을 축소·제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은 연휴 기간 한 전 대표가 대구 서문시장 방문을 예고한 것을 두고 동행하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윤리위 징계를 청구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당헌상 계파 활동이 금지돼 있다. 그런데 우리 당에서 제명된 사람을 지원한다는 것은 명백한 당헌 위반"이라며 "한 전 대표를 비호하는 행동은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향후 국민의힘 내부 권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참패는 예상돼 있다"며 "지선 이후 각자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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