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고 현장은 우리 몫인데"…'재난투입' 소방·경찰 배제한 인사처 '승진 개정안'
인사처, 사고현장 투입 공무원 '승진' 담은 개정안 입법예고
최일선 '소방·경찰' 등은 개정안서 제외…"차별" 불만 나와
인사처 "소방·경찰 승진 문제는 소방청·경찰청 등이 맡아야"
2026-02-24 15:50:00 2026-02-24 15:53:53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재난·안전사고 현장에 투입되는 공무원에게 승진 혜택을 주는 '공무원임용령 일부개정안'에서 정작 소방·경찰 공무원은 제외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각종 현장에서 부상자를 구조하거나 끔찍한 재난환경에 노출돼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이들은 배제되고, 관리 업무 등에 종사한 공무원만 승진 혜택을 받게 되는 겁니다. 소방·경찰을 포함한 공무원 사회 내부에선 현장직에 대한 차별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12월31일 인사혁신처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한 공무원에게 인사상 혜택을 주는 내용의 공무원임용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재난·안전관리, 민원 업무 분야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공무원을 우대하는 게 골자입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9일자로 입법예고를 마쳤고, 현재는 법제처 심사 중입니다.
 
그런데 입법예고 기간에 소방·경찰 내부에선 반발이 터져 나온 걸로 파악됐습니다. 실제 재난 등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경찰 공무원은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임용령에서 소방·경찰과 같은 특정직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조항은 제4조와 제6조, 제7조, 제9조, 제10조의 4, 제57조의 4 등입니다. 하지만 소방·경찰은 승진 규정이 담긴 제35조엔 포함되지 않습니다.
 
개정안 제35조에 따르면 △재난·안전관리 분야 공무원 등은 직급별 정원을 초과하여 특별승진이 가능하고 △재난·안전관리 및 민원 업무 분야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근속 승진도 1년 단축됩니다. 때문에 개정안을 통해 인사상 우대를 받는 대상자는 재난 등 업무를 담당한 6~9급 일반직 공무원입니다. 이들은 주로 시청·도청과 같은 행정기관 소속입니다. 소방·경찰처럼 직접적 구조·구급 활동 등이 아닌 현장상황 관리, 장비·인력 배치 등의 업무를 담당합니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4년 3월에도 벌어졌습니다. 당시 정부는 재난·안전 분야에서 2년 이상 근속한 공무원은 승진임용 배수 범위 적용을 면제하고, 근속승진 기간도 1년을 단축해 심사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개정안이 나오자 적용 대상은 '실무직 공무원'에 한정됐습니다. 실무직은 시청·도청 등에서 일하는 6~9급 일반직 공무원을 칭합니다. 소방·경찰 등은 특정직 공무원으로 분류됩니다. 
 
급기야 그해 4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등은 전국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소방·경찰 공무원도 개정안 적용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소방정급 소방관은 "약 20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온갖 위험한 현장에 투입됐다. 사람을 살린다는 보람으로 몸 바치고 있다"면서도 "이런 (인사 우대 배제) 소식을 들을 때마다 후회가 몰려온다"고 호소했습니다.
 
소방통합노동조합 관계자도 "이번 개정안은 소방·경찰 공무원처럼 현장에 투입되는 것이 아닌, 시청·도청 등의 재난안전부서 공무원에게 적용될 게 뻔하다"며 "징계할 땐 '다 같은 공무원'이라더니 혜택을 줄 땐 실무직과 특정직에 차별을 두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개정안 적용 대상을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특정직 공무원에 대한 근속승진 등은 경찰청과 소방청 등 각 기관이 맡아야 한다. 현행법상 인사혁신처는 이들에 대한 승진을 다룰 수 없다"며 "다만 입법예고 당시 인사혁신처는 경찰청과 소방청 등에 '소속 공무원에 대한 승진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고 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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