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첫 P2E(Play to Earn)게임으로 관심을 받았던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가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형태의 P2E게임은 사행성 우려로 국내서 사실상 규제에 막혀있는데 유사한 게임 개발을 모색하던 업계에 후폭풍이 미칠지 주목된다.
게임업계에서는 일단 예상된 결과였다면서도 P2E게임을 허용하는 해외와 비교해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반면 일부 게임 이용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확률형 아이템과 같은 극단의 사행성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빠른 수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무돌 삼국지'를 서비스하는 나트리스에 등급분류 결정 취소 예정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나트리스는 게임위에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사행성과 NFT(대체불가능한토큰) 환전과 관련한 내용으로 취소됐다"면서 "의견 소명 기간은 7일 정도 소요되며, 의견 소명을 받아 최종 의견을 정리한 뒤 취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트리스 측은 "이용자들이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소명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비슷한 종류의 P2E게임이었던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포 클라이튼'도 등급분류 취소 결정을 받아 현재까지 게임위와 법적분쟁을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나트리스도 스카이피플과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게임업계는 이번 무돌 삼국지 등급분류 취소 처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P2E게임 생태계를 확대하고자 하는 열기가 뜨겁다. P2E 서비스하거나 준비 중인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한국에서는 규제로 막혀있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무돌 삼국지가 무모한 도전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어짜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게임을 유통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장이 되진 않는다. 다만 K게임의 경쟁력을 토대로 산업을 키우려는 시도보다는 과거에 머물러 규제에만 매몰돼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2E게임은 전세계적 트렌드로 정부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엑시인피티 사이트 내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되는 NFT아이템. 출처/엑시인피티 사이트
그러나 P2E 게임이 전세계적 트렌드라는 것이 국내 허용의 이유가 될 수 없으며, 사행성 문제를 좀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꽤 있다.
P2E 게임은 최근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베트남 스타트업 게임사가 내놓은 스카이마비스의 '엑시인피니티'의 경우 게임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월급 수준에 달할 만큼 상당해 생계형 게임으로도 각광받는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콘솔게임이 주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미국, 유럽 등에선 P2E 게임이 보편화된 분위기라 확정하기 어렵고, P2E 게임이 확률형아이템 중심으로 대중화된 국내 게임과 접목될 경우 빚어질 사행성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면서 우려의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업계에서는 P2E 대세론을 부각시키며 P2E를 토대로 확률형 아이템을 팔 수 있는 또 다른 계기로 바라보는 듯하다"면서 "NFT 기반의 게임은 잘 만들고 난 다음에 시스템을 붙여야하는데 NFT 현금화, 즉 돈을 벌려는 작업장이 전면에 나와 운영되는 양상이 강하다"고 말했다.
무돌 삼국지가 처음 등장한 당시 작품성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P2E를 도입하면서 인기게임 1위에 올라선 점도 비판받는 부분 중 하나다. 위 교수는 게임위의 사후 판단이 내려지는 동안 계속해서 무돌삼국지가 서비스되는 점도 지능적으로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어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위 교수는 "국내서 일단 유저풀을 형성해 국내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그 유저들이 VPN(가상사설망)을 활용해 해외 서버로 이용할 것이고 게임사는 소송 등으로 시간이 걸리는 그 시간 동안 돈을 벌 것"이라며 "제2의 바다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미리 신속한 대응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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