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제청이 반려됐는지가 명확하지 않았다”며 “대법원장 스스로 제청 철회하고 다시 제청하란 취지라면 제청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말했습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사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 처장은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한 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 아니냐”는 박균택 민주당 국회의원의 질의에 “그 부분에 대해 청와대 측 공문 내용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노 처장은 “(청와대 공문은) 다른 뜻 해석도 가능하다. 청와대 공문의 정확한 내용은 ‘손봉기 후보를 국회에 임명동의안 보내지 않기로 했으니 재제청해 달라’는 것”이라며 “그 취지가 해석하기에 따라서 대통령이 제청 반려했다고 볼 수 있지만, 대통령이 현재 제청을 유지하고 저희 측 보고 스스로 제청을 철회하고 다른 분을 제청해 달라는 해석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 처장은 이른바 조 대법원장의 격노설에 대해선 “거짓말”이라고 부인했습니다. 앞서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7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해야 한다’는 법원행정처 의견에 격노하고, 독단적으로 재제청 요청 거부를 밀어붙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노 처장은 “조 대법원장은 제게 격노한 적도 없고, 화를 낸 적도 없다”며 “재제청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동시에 조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청권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고유 권한”이라며 “참모로서 (조 대법원장에게)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청 전 청와대와 사전 협의한다는 기존 관행을 깨 청와대 반발을 샀습니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재제청을 요청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사유를 언급하진 않았단 이유 등으로 지난 22일 불응 입장을 전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다음달 국정감사에서 입장을 전하겠다고 합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여러분들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꼭 필요한 게 있으면 공보관을 통해 전달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다음달 6일 열리는 대법원 국정감사에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증인으로 발언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10월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대신 관례대로 준비된 기관장 인사말만 했습니다.
인사말을 마친 조 대법원장이 이석하려고 했으나, 추미애 당시 법제사법위원장이 허가하지 않고 참고인 신분으로 의원들 질의를 이어갔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증인선서 없이 민주당 의원들 질의에 답하지 않다가 1시간30분쯤 지나서야 자리를 떠났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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