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8·8 주택공급 확대 방안'(8·8 대책) 발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서울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며 상승 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부 재건축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등 매매와 전세 모두 강세장인데요.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금리 인하, 공급 부족 등의 문제로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둘째 주(9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3% 오르면서 2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상승 폭은 전주(0.21%)에 비해 다소 늘어났습니다. 8월 둘째 주 0.32% 뛰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8월 셋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 폭이 줄어들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주에는 상승 폭을 다시 키웠는데요.
(그래프=뉴스토마토)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아파트 단지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8.8 대책은 중장기적인 대책이기 때문에 현재 정부의 공급확대 움직임 등이 부동산 시장 우상향의 흐름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미미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으로 자금 유입이 활성화되고 내 집 마련에 나서지 못했던 마지막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급부족, 금리인하, 건설단가 인상이 상승 요인으로, 추석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은 우상향으로 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급격한 우상향이 아니라 완만한 우상향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집값, 완만한 상승 전망…전세 불안 이어져
구별로 보면 서초구가 서초·반포동의 준신축 단지 위주로 0.44%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금호·하왕십리동의 선호 단지 위주로 오른 성동구가 0.41%의 상승률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송파구(0.35%), 용산구(0.34%), 광진구(0.34%), 강남구(0.31%), 마포구(0.29%), 영등포구(0.25%) 등의 순으로 상승 폭이 컸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심지에서는 정뷰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완만하게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고점과 비교하면 (집값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나 재건축 호재로 단기에 급등했던 곳들이라면 하반기에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과 달리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는 지방의 경우 이번 주 하락 폭은 0.01%로 지난주(-0.02%)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 기준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0.07%로 다소 커졌습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 상승 폭도 커지고 있는데요. 수도권(0.14%→0.17%)과 서울(0.15%→0.17%)은 전셋값 상승 폭이 늘어났습니다. 서울은 전셋값 상승세가 69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천은 지난주(0.30%)보다 줄긴 했지만, 0.26%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경기 지역(0.09%→0.15%)의 상승 폭은 지난주에 비해 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 전세 가격 오름세 역시 추석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차 시장은 매물 부족 현상이 발목을 잡고 있는데, 갭투자 방지를 위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중단 이슈들까지 고려하면 수도권 위주의 전세가격 오름세는 이어진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다만 "지방은 전북이나 강북, 울산 등은 상승 전환하긴 했으나 공급 자체는 미분양이 많아서 전세 가격 낙폭은 둔화하지만 떨어질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시장은 계약 갱신 청구권이 끝나고 4년이 지난 물건이 지난 7월에 1만3000건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약 6만3000가구 정도 예상된다"며 "이 물건들은 임대인이 전세 금액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최근 전세 공급 물량이 적기 때문에 전세시장 역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습니다.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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