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들썩' 수렁에 빠진 '에너지'…소비자 부담 '악순환'
지난달 도시가스 판매량, 전년동월비 5% 감소
소비자 에너지 절약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
온도조절기 그대로거나 줄였는데…폭탄 고지서
"요금 상승 요인 억눌러 향후 큰 폭 상승 가능성↑"
2024-03-03 11:00:00 2024-03-03 22:21:52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국제유가가 또다시 들썩이면서 국내 에너지 불안은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특히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요금 현실화’를 주창하는 에너지 공기업들의 경영 부담도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요금 인상 시기를 뒤로 늦추고 있지만 결국 요금 인상 폭만 키우는 등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3일 정부와 에너지 공기업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도시가스 판매량(열발전인 지역난방 포함)은 441만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 감소한 수치입니다. 발전용으로 쓰인 천연가스는 161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9% 하락했습니다. 도시가스용은 280만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2% 감소했습니다. 
 
3일 정부와 에너지 공기업 등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가스 판매량(열발전인 지역난방 포함)은 441만톤으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적자 수렁…'에너지 공기업들'
 
판매량이 감소한 건 지난달뿐만이 아닙니다. 가스공사의 지난해 판매 물량은 3464만톤으로 전년(3840만톤) 대비 376만톤 감소했습니다. 
 
판매가 줄었지만 원가 이하로 도시가스가 공급되면서 가스공사의 전년도 매출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가스공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4조5560억원으로 영업이익 1조5534억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당기순손실은 7474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지난해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의 증가 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어 전년 말 대비 4조4254억원 증가한 13조11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발전용 미수금 2조원을 더하면 총 미수금은 15조7659억원 규모입니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기승금으로 회수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가스공사는 100억원에 구매한 천연가스를 50억원에 팔 경우 적자분인 50억원을 자산으로 분류하고 나중에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한전도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4조56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전이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낸 것은 1961년 창사 이래 처음입니다. 다만, 적자 폭은 요금 인상·연료가격 하락 등으로 전년보다 28조860억원 감소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입니다.
 
국제 유가가 들썩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에너지공기업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2022년부터 급등하면서 수차례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폭으로 요금이 인상되거나 동결됐다"며 "국제유가와 연동해 요금 인상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도시가스 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에너지 소비량 줄었는데…관리비 폭탄"
 
도시가스의 이번 동절기 판매량 감소는 요금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에너지 절약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은 6월1일과 7월1일에 두 차례 인상한 바 있습니다. 인상 폭은 11.5% 수준입니다. 전년도와 비슷하게 도시가스를 사용해도 전년보다 11.5% 상승한 요금을 받아볼 수밖에 없습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김모(36세) 씨는 "1월 사용분 관리비 폭탄을 맞았다. 2022년 1월과 비교해 두배, 작년에 비해서는 40%가까이 뛴 금액"이라며 "평소와 달리 온도를 1~2도 더 줄었는데도 인상된 요금을 원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열발전이 더 나오는 거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습니다.
 
서울 길동에 거주하는 이모(44) 씨는 "주변에서 관리비 폭탄, 관리비 폭탄 하길래 설마했더니 고지서를 받고선 깜짝 놀랐다"며 "전월 대비 두배 이상 늘다. 겨울엔 날씨가 추운건 당연하고 온도조절기도 고정인데 두배 이상 나온 걸 보면 에너지비용이 무섭게 느껴진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측은 "올해 효율향상 지원사업으로 총 13억원을 투자한다"며 "공동주택 및 건물의 노후 지역난방 설비 개선 사업 신청을 받는다. 올해부터 고객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 신청절차 및 서류를 대폭 간소화하는 등 사업방식을 개선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공기업들의 적자 폭이 커진 상황"이라며 "지난 1~2년 사이 생긴 적자를 해소하려면 올릴 수밖엔 없는 구조다. 사실 지난해 유가가 올랐을 때 진작 올려 적자가 쌓이는 것을 해소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또 요금을 갑작스럽게 인상하게 되면 서민들에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요금 인상에 따른 에너지 복지 정책이 더 강화돼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이 급변동할 땐 적자에 국가 재정이 투입 등의 방식으로 종합 대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규하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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