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의 반격…'물갈이'로 인요한 명분 되치기
혁신위 쇄신 동력 고갈…총선 물갈이 시동
2023-11-28 17:55:30 2023-11-28 18:21:48
신의진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당사에서 당무감사위원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험지 출마' 압박을 받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동력이 약화된 사이, 김 대표가 대대적인 물갈이를 앞세워 '되치기 시도'에 들어간 셈인데요.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204개 당협위원회 중 22.5%에 해당하는 하위 46개에 대해 내년 총선 '컷오프(공천 배제)'를 권고했습니다.
 
당무감사위의 '컷오프 비율'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2호 혁신안인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보다 엄격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는 30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에 대한 희생 혁신안 의결을 앞두고 양측이 힘 겨루기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당 안팎에선 "둘 중 한 명은 치명타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1대 총선 당시 국힘 물갈이 비율 43%
 
물갈이 키를 쥔 공천관리위원회는 향후 공천 심사 과정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의 근거 자료로 당무 감사 결과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 111명 중 지역구 의원은 89명입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6명이 속한 영남권에서 많이 물갈이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21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불출마와 공천 탈락 의원을 포함해 현역 의원 43%를 교체했습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영남권 대규모 물갈이는 그렇게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대체적으로 예측했던 상황으로, 숫자가 많을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전했습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무감사 결과에 대해 "영남을 기반으로 한 당이라서 아무래도 그쪽(영남) 교체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당무감사위는 이르면 오는 30일 당 최고위에 이러한 내용을 보고할 예정입니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46개 하위 당협 이외에도 원내 국회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와 정당 지지도를 비교했을 때 개인의 지지도가 현격히 낮은 경우 문제가 있음을 공천관리위원회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혁신위 최후통첩김기현 승부수'권력구도 분수령
 
주목할 대목은 당 지도부의 대규모 공천 물갈이 시동이 혁신위의 희생 권고안 정식 의결 직전 나왔다는 점입니다. 김 대표를 비롯해 윤핵관 등은 혁신위의 험지 출마 등에 대해 '반발'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는데요. 당무감사위의 '물갈이 신호탄'은 이 같은 당내 역학 관계의 산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김기현 1기 지도부’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 의원 역시 "전권을 줬지만 혁신위가의결을 요청했을 때 이를 판단하는 것은 최고위원회"라며 "현 상황에선 (혁신위의) 월권적 성격이 강하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습니다. 
 
여기에 인 위원장이 지난 26일 당 행사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사이에서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인요한 혁신위로부터 험지 출마 압박을 받은 김 대표는 그간 '운신의 폭'이 좁았는데요. 최근엔 양상이 뒤바뀌었습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최후 통첩 이후 김 대표가 반격 카드를 꺼내면서 여당 내 권력 구도가 분수령을 맞을 전망입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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