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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 위기에 신사업 확장"…돌파구 찾는 건설사
현대건설, 재생에너지 PPA 신사업 추진
사명 바꾼 포스코이앤씨 "건설업 넘어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
"새로운 성장 동력 필요"…전통적 건설업 탈피하는 건설사
2023-03-21 06:00:00 2023-03-21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주택사업 불황과 더불어 건설산업 성장 한계에 맞닥뜨린 건설사들의 신사업 강화 의지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정관을 변경하고, 사명을 바꿔 건설기업 이미지를 쇄신하는 등의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오는 23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추진합니다. 사업목적에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을 추가할 예정인데요.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등 신사업 추진이 목적입니다.
 
현대건설은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를 앞세워 높은 수주고를 올리는 것은 물론 매년 수만 가구를 공급하는 주택사업 강자입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 21조2391억원 중 49%는 국내 건축·주택사업 분야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현대건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3.7% 감소한 5749억원을 기록했는데요.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 둔화와 건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관 변경은 지난 2017년 태양광발전사업과 환경관리대행업 추가 이후 약 6년 만의 사업 확장입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기존 한화건설에서 지난해 11월 지주사로 흡수합병된 한화 건설부문은 수처리 사업 분야에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를 선언했습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수처리 사업의 제안부터 시공, 운영까지 개발을 주도하는 신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총 사업비 7214억원 규모의 대전 하수처리장 시설 현대화 민간투자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1조24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으로 사업비를 확보했죠. 지난해 12월에는 평택 통복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친환경 신사업 확대 기조를 밝혔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 비중을 보면, 석유화학·가스 등의 생산·공급설비를 건설하는 화공 부문과 산업·환경·바이오플랜트 사업을 수행하는 비화공 부문이 각각 47.9%, 52.1%로 나뉩니다.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지난 16일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기술 투자와 인재 양성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과 기후 위기 같은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회사를 만들어가겠다"면서 "수소, 탄소중립, 수처리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 지속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사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건설은 지난 20일 사명을 '포스코이앤씨(POSCO E&C)로 변경하며 친환경·미래성장 사업 확장 의지를 다졌습니다. E&C는 에코 앤 챌린지(Eco&Challenge)를 뜻합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새로운 사명에 대해 "자연처럼 깨끗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의 의미를 담은 에코(Eco)와 더 높은 곳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상징하는 챌린지(Challenge)의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존 건설업을 넘어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가치를 실현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끝없이 업(業)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견 건설사들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정관 변경에 나섰습니다.
 
계룡건설산업은 이달 28일 주총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구축·판매·운영·임대 및 기타 관련 사업'과 '벤처사업의 발굴·운영·투자·육성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입니다.
 
KCC건설은 건설사업관리(CM) 분야를 신규 등록을 위한 건설엔지니어링업을 신설합니다. 한신공영은 도장공사업 등 전문건설공사업은 삭제하는 반면 '통신 및 방송장비 제조업' 등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입니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건설기업에서 환경기업으로 전환하기도 했죠. 지난 2021년 5월 이전 사명인 SK건설에서 '건설'을 빼고,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해 환경기업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양 또한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 건설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통적인 건설업을 탈피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와 공사비 인상으로 건설업 경기 전망이 악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죠.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인건비와 건자재 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건설업의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 영향도 많이 받아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ESG 경영이 대두되면서 환경에 부정적 인식이 강한 건설업을 보완할 수 있는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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