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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보다 저렴한 우선주, 괴리율 정말 줄었나?
3년간 37.9→36.5%로 축소…배당매력 등 장기투자 여전히 유효
2020-01-31 01:00:00 2020-01-31 01: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선진국에 비해 우리 증시의 우선주 주가가 낮기 때문에 우선주에 장기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던 수년 전 전문가들의 조언은 정말 맞는 말일까?
 
지난 3년간 보통주와 우선주의 주가 괴리율 격차는 조금씩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으로 배당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는 대신 이익배당과 재산분배 등에 우선적인 지위가 있는 주식으로, 괴리율은 보통주와의 가격 차이를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수급에 따른 변동성 우려를 제기하면서도 우선주의 장기투자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17개 기업의 평균 괴리율((보통주-우선주)÷보통주×100)은 36.4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 1월(37.94%)과 비교해 1.4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괴리율이 200%를 초과해 평균치에 왜곡을 주는 종목을 제외하고 집계할 경우엔 27일 기준 38.8%로 2017년 1월말(41.87%)과 비교해 3.07%포인트 낮아진다.
 
이처럼 최근 3년간 우선주의 주가는 보통주와의 차이를 조금씩 좁혔다. 괴리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우선주와 보통주 간 가격 격차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이 가장 큰 삼성전자(005930)의 괴리율은 2017년 1월말 20.40%, 2018년 1월말 18.38%, 작년 1월말 17.66%로 줄곧 떨어졌다. 지난 2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괴리율은 16.07%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오르면서 우선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시가총액비중 상한제도(CAP) 적용으로 패시브 자금 비중 축소를 피할 수 있는 우선주에 일부 자금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유한양행의 괴리율은 8.44%로 2017년 1월의 18.88%보다 대폭 낮아졌고 SK(034730)LG(003550) 등은 각각 2017년 1월 40.07%, 35.09% 대비 15.5%, 13.2%로 괴리율이 좁아졌다. 반면 삼성전기의 괴리율은 2017년 1월 49.5%에서 27일 61.43%로 올랐고, LG전자(066570)는 52.03%에서 59.97%로 뛰었다. 통상 괴리율이 크면 시세 차익을 덤으로 가져갈 수 있어 저평가 매력이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보통주와 우선주 간의 주가 격차가 장기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초저금리 시대에 배당 투자 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금이 많고 주가는 낮아 배당수익률이 높다. 특히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이 전년보다 43곳 더 늘어나는 등 주주권리 강화 움직임도 거세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선주의 가장 큰 매력은 보통주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배당금은 액면가의 1%를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장기적으로 보통주와의 주가 차이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또 “시장금리 상승이 제한되고 경기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기업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대주주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공고해지면 보통주의 의결권 가치는 낮아지게 된다”며 “이에 따라 보통주보다 배당 측면에서 매력적인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진칼의 경우 내부 지배구조 변동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보다 더 높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한진칼의 보통주는 4만원이지만 우선주는 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상민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이후 발행된 우선주는 배당을 하지 않으면 배당을 할 때까지 우선주의 의결권이 부활한다”며 “만약 회사가 분할될 경우엔 신주를 받을 수도 있고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경쟁으로 우선주의 가치도 부각된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또 “기업과 보유 주식 가치의 상승을 추구하는 주주행동주의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3월 주총에서 주주친화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우선주(12만3500원)는 보통주(3만9650원)보다 3배가량 높고,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6만4300원으로 보통주(6860원)의 9배에 달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작고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물량이 많지 않아 유동성이 떨어지는 우선주들이 있다”며 “이런 종목들은 특히 수급 요인으로 비이성적으로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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