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노회 뭐길래…대법원, '이적단체'로 판결했다가 뒤집어
1980년대 말 노동운동·전두환 구속 처벌운동 등 활동
입력 : 2022-08-07 21:27:31 수정 : 2022-08-08 09:24: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 초대 국장(사진)이 회원으로 활동한 노동운동단체인 '인천·부천노동자회'(인노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노회는 1980년대 말 결성된 단체로, 당시 인노회는 노동자의 생존권투쟁에 대한 지원, 노동법개정을 요구하는 유인물 작성, 광주항쟁기념순례단 참여, 노동자와 주민들이 참여하는 송년대잔치 개최, 전두환·이순자 구속처벌을 요구하는 유인물 작성 등의 활동을 해왔다.
 
활동이 한창이던 1989년 2월 서울지방경찰청은 이 단체 소속 회원 6명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형사지방법원 백영엽 판사는 "인노회가 북한을 이롭게 하기 위한 단체라기보다는 단순한 노동운동단체로 보이며 이들이 제작한 유인물도 이적표현물이라기보다는 노동운동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다만 이후 1990년 대법원은 인노회가 이적단체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1990년 2월 인노회 회원 손모씨에 대한 상고사건에서 대법원은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소정의 '제1항 및 제2항의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의 구성'이라 함은 그 구성원들이 하고자 하는 행위가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그와 같은 행위를 하기 위하여 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며 인노회는 이적단체 성격이 있다고 봤다.
 
2014년 대법원 또한 인노회 회원 신모씨 관련 사건에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해 노동운동에 참여했더라도, 소속 단체의 주목적이 사회주의 사회 건설 같은 이적성을 띠었다면 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신씨는 이 사건 파기환송 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가 확정된 판결에 대한 재심을 거쳐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심재판부는 "인노회가 구성 목적을 외부적으로는 자주, 민주, 통일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주장에 동조해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의 실현을 진정한 목적으로 하는 단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인노회의 이적단체성을 부인했다. 또 "인천·부천지역 노동자들의 경제적·정치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대중적 노동단체"라고도 판결했다. 2020년 4월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결국 인노회는 이적단체로 몰렸다가 누명을 벗었다.
 
김 국장은 인노회 회원으로 활동했지만, 1989년 4월께 갑자기 잠적 후 회원 15명이 줄줄이 구속돼 동료들을 밀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1989년 8월 경장으로 특채되면서 밀고의 대가로 특혜를 받았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특히 당시는 정부에서 이른바 '데모 학생'들을 상태로 녹화작업을 하던 시기라서 이런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린다. 녹화작업은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하던 학생들을 설득해 장교나 경찰 간부 채용을 해준다며 프락치(끄나풀)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김 국장은 인노회 활동에 회의를 느껴 잠적 후 경찰에 자수했지만 회원들을 밀고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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