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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아이 가방 학대살인' 계모 징역 25년 확정

2021-05-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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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아홉살 난 동거남의 아들을 훈육한다는 구실로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1일 천안시 서북구에 있는 자택에서 동거남 아들 B군(사망 당시 9세)을 여행용 가방에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최초 가로 50cm X 세로 70cm, 폭 30cm 정도의 여행가방에 피해자를 3시간 가량 감금했다가 이후 이 보다 더 작은 크기의 가방에 4시간 동안 감금해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훈육 목적이었을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피해자가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데도 오히려 가방에 올라가 뛰거나 헤어드라이어기로 뜨거운 바람을 가방에 불어넣은 점 등을 고려해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여기에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학대),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도 추가했다.
 
1심은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200시간과 아동관련기관 및 시설에 대한 취업제한도 아울러 명령했다. 다만, 전자장치부착은 재범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명령하지 않았다.
 
재판부가 인정한 A씨의 범행동기는 자신의 친자녀와 B군을 함께 키우는 과정에서 쌓인 B군에 대한 불만과 경제적 어려움, 이로 인한 동거남과의 불화 때문이었다. A씨와 동거남은 20대 때 2년 정도 연인관계로 지내던 사이였는데 헤어진 뒤 각각 결혼해 아이들을 낳고 살았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이혼한 뒤 다시 만나 동거를 시작하면서 A씨가 자신의 아이와 B군을 함께 키웠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자신과 자녀들, 자신과 동거남과의 관계를 위협하는 존재, 자신이 소중히 생각하는 가정을 해체할 수 있는 존재로까지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속적로 무기력한 상태가 된 피해자는 가정 안의 왕따로 외로이 지내다가 엄마라고 부르던, 마지막까지 '숨, 숨'을 외치며 자신을 구해줄 것으로 믿었던 피고인에 의해 참혹하게 생명을 잃었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진정으로 반성하고 참회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2심 재판부는 3년을 가중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을 엄마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시했지만, 피고인이 상습적으로 학대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을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됐고 피고인의 어떤 가혹한 언행에도 별다른 저항을 보이지 않고 순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B군의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마침내 피고인은 피해자를 가방 안에 가둔다는 엽기적인 방법을 고안하기까지 이르렀고, 이미 피고인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돼 무기력한 상태였던 피해자는 특별한 대꾸 없이 가방 안에 들어가 몸을 웅크리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며 "사건 당일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행동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시도는커녕 상상조차 할 수 없을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했다"고 지적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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