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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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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귀촌, 창업지원만으로 될까

2024-04-25 17:35

조회수 :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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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보일러를 쓰려면 직접 기름을 넣어야 하는 줄 몰랐어요. 보일러가 고장 난 줄 알고, 겨울 내내 찬물로 씻기도 했습니다."
 
서울이 고향이지만 충남 천안으로 귀촌해 창업한 소철원 찰리스 팩토리 대표의 얘기입니다. 소철원 대표는 제주도 1년살이 때 농촌에 대한 경험이 좋아 농촌에 살고 싶은 희망을 가졌다고 합니다. 우연찮은 기회로 청양 한달살기를 한 후 청양지역에 정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잠깐 살고 떠났던 농촌이 아닌 정착을 결심한 농촌은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도시에선 대부분 도시가스를 이용해 난방을 사용합니다. 일부 농촌지역은 기름 보일러를 사용해 직접 연료를 넣어야 합니다. 이를 몰랐던 소 대표는 그 해 겨울을 찬물로 사워하며 보냈다고 합니다. 
 
소 대표에겐 이젠 웃고 넘길 수 있는 에피소드지만 실제 귀촌을 희망하는 누군가에겐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단 생각이 듭니다. 귀촌을 할 땐 편리함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죠. 정주여건이 잘 갖춰진 도시에선 신경도 쓰지 않아도 될 보일러의 기름까지 농촌에선 신경써야 합니다. 
 
여기에 지역 연고가 없는 이들이 귀촌했을 땐 현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실제로 귀농정착 실패 원인으로는 준비부족 48%, 자금부족 13%, 소득원확보 실패 11%, 주민과의 불화 9%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주민과 불화도 걱정이지만 일자리도 고민거리일텝니다. 농업이나 창업이 아닌 이들이 귀촌했을 땐 부족한 일자리로 매달 생활비를 걱정해야 합니다. 
 
소 대표도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은 지역민과의 관계, 숙소,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등 너무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며 "귀촌에 관심있는 청년들에게 쉽게 제안하지 못하는 이유도 결국엔 일자리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정부 정책이 청년들을 농촌으로 유인하기엔 매력적인 정책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농촌엔 도시가스가 없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소 대표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귀촌을 하면 일상의 편리함을 일부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편리함을 포기하더라도 귀촌하고 싶은 '이유'를 정부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농촌이 매력적인 이유를 만들지 못한다면 귀촌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은 저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은 과수 농장 전경.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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