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럽중앙은행(ECB)이 시행중인 1조10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에서 백기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CB는 지난 3월부터 매월 600억유로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는데 중국은 인민은행 산하 외환관리국(SAFE)을 통해 이때부터 보유중인 독일 국채를 매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 중앙은행이 직접적으로 독일 국채를 거래하지는 않았으나 매입할 국채가 품귀현상을 빚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해왔던 유럽의 중앙은행에는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 전경. 자료사진/뉴시스=신화
ECB가 진행중인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독일 분데스방크는 매월 100억유로 상당의 국채를 매입해야 하지만 독일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지면서 매입했을 때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분데스방크는 중국 SAFE에 시장 수익률보다 나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겠다고 약속하며 매입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부문 담당자였던 에즈워 프라사드 코낼대 경제학 교수는 "중국이 독일 국채를 매각하면서 ECB의 양적완화 조치는 상당히 용이해졌다"며 "ECB와 인민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사례"라고 설명했다.
떨어지는 유로화 환율을 고려하면 인민은행으로서도 수천억유로에 달하는 자산을 쥐고 있는 것 보다는 처분하는 편이 낫다.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지난 12개월간 13% 하락했다. 다음달 ECB는 양적완화를 확대하고 미국은 금리 정상화에 나설 경우 유로화 가치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또 인민은행은 지난 8월 인민은행 가치를 깜짝 절하했는데 통화가치 안정화를 위해서는 유동화가 쉬운 선진국 국채를 매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이 미 국채를 매각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외환보유고를 비공개로 하고 있으나 타오 왕 UBS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보유중인 미 국채가 1조4000억달러, 이 밖에 유럽과 영국, 일본 등 기타 국가의 증권이 8000억달러(729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