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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해 어린이 돕기 캠페인)③“이웃이 배고플 때 모른 척 말아야”
(인터뷰)진영종 우리아이재단 이사장, 어린이 영양부족 노출 “이데올로기 떠나 참여 절실”
2020-09-03 06:00:00 2020-09-03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진영종 우리아이재단 이사장이 수해로 최악의 식량난에 처한 북한 어린이들에게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진 이사장은 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통상 북한이 수해나 내부에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 알려주지 않는 한 알기 어려운데 이번 수해 땐 북한 방송에서도 수시로 전할 정도면 실제론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한 달 넘게 폭우가 지속된데다 최근 태풍까지 겹치면서 역대급의 수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수해가 집중된 지역은 북한 쌀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곡창지대 황해도 일대로 올해 하반기 식량 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진 이사장은 “지금부터는 인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재난을 당했을 때 가장 취약한 계층이 노인과 어린이다. 특히, 어린이는 같은 영양 부족에 처해도 이후 성장과 발육에 평생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인이 받는 타격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해하고 지원이 절실하다. 발육기에 영양실조나 영양 부족을 겪으면 성인이 된 이후에 섭취해도 회복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리아이재단은 <뉴스토마토>, <통일뉴스>와 함께 10월까지 두 달간 ‘북한 수해지역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진 이사장은 8년 전부터 북한 어린이들의 굶주림을 해결하는데 주목하고 뜻있는 기업인과 개인들의 힘을 모아 중국 연변에 국수공장을 세워 그 곳에서 만든 옥수수국수를 함경도를 중심으로 북한 어린이들에게 보내왔다.
 
진 이사장은 “그냥 옥수수나 옥수수가루가 아닌 옥수수국수를 보내야 별도의 제분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끓는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다”며 “북한에 대한 인식도 바꾸고 영유아와 산모 영양식까지 체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지난해 우리아이재단을 만들었다. 지난해 옥수수국수 30t을 보내는 성과를 거뒀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북한이 문들 닫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나 북한을 지원하고 싶어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막히거나 북 측이 문을 걸어잠그는 등 현실의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이미 경험이 풍부한 진 이사장은 “정부 차원의 교류가 아니고 민간 차원의 교류이기 때문에 북한이 직접 보내는 방식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희망한다”며 “안 될 경우에는 이전처럼 중국을 통한 루트는 이미 확보햇으며, 국제단체를 통한 전달방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전달할 확신이 있다.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은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해가 남한에도 났는데 적어도 남한엔 식량 자체가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 효과나 남·북한의 장래를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식량에만 제한할 것이 아니라 질병에 취약한 상황을 막을 의약품이나 다가올 겨울에 대비한 의류나 공부할 학용품 등 어린이들에게 도움되는 것은 뭐라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이사장은 “역사적으로 보면 사람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배고픔으로 이웃이 배고플 때에는 이데올로기 차원을 떠나 범 인도주의 차원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도와야 한다. 모른 척 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시민의식이 그 정도는 됐다고 생각한다.  각계각층 많은 분들이 관심갖고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영종 우리아이재단 이사장이 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사무실에서 북한 수해지역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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