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 경쟁률 수백 대 1…공급 신호 무색
‘로또청약’에 공급 시차 영향…패닉바잉 이어질 듯
2020-08-27 14:20:30 2020-08-27 14:20:3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가 아파트 공급 신호를 보내도 서울의 청약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찍는 단지가 계속 나오고 있고 경쟁이 가장 덜한 곳도 20대 1에 달한다.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에 수요자가 몰리자 당첨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8·4 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아파트 공급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패닉바잉’의 원인으로 꼽히는 집값 상승과 청약 경쟁이 진정되지 않는 탓에 연내 추격 매수가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8·4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 이후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아파트는 10곳이다. 이중 평균 경쟁률이 세 자릿수에 육박한 단지는 4개다.
 
평균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DMC SK뷰 아이파크포레’였다. 이곳은 일반분양 110가구 모집에 3만7430명이 몰려 평균 340대 1까지 치솟았다. 이외에 ‘대치 푸르지오 써밋’이 168대 1, ‘DMC센트럴자이’가 12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올렸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건설사가 시공한 ‘힐데스하임 천호’마저도 평균 120대 1의 경쟁률을 찍었다.
 
나머지 6개 단지는 모두 두 자릿수 경쟁률을 올렸다.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평균 65대 1을 기록했고, 브랜드 인지도가 대형사에 비해 낮은 ‘용마산 모아엘가 파크포레’ 아파트도 48대 1로 나타났다. 경쟁률이 가장 낮은 곳은 ‘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인데 20대 1 경쟁률이었다.
 
정부가 아파트 공급을 약속했는데도 청약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달 초 서울과 수도권에 13만2000가구 이상을 내년부터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 택지를 끌어 모으고 공공이 참여하는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등의 방안으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그럼에도 청약 열기가 식지 않는 건 ‘로또청약’ 기대감이 크게 때문이다. 8·4 대책 이후 나온 서울내 분양 단지 대다수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았다. 평균 경쟁률이 가장 높은 DMC SK뷰 아이파크포레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1992만원인데 단지가 들어서는 은평구 수색동의 아파트 매매시세는 KB부동산 집계 결과 3.3㎡당 평균 2247만원이었다. 
 
이외에 대치 푸르지오 써밋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대치동 매매시세보다 1680만원 저렴했고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DMC아트포레자이, DMC파인시티자이 등도 평균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았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으니 청약 시장이 과열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약 광풍에 당첨 가점 경쟁도 치열하다. 대다수 주택형의 당첨 커트라인이 50점 이상이다. 50점을 넘기려면 청약 저축 가입 기간에서 만점(17점, 1년에 1점)을 받고 만 30세 이후부터 적용되는 무주택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하며(10년 기준 20점, 1년에 2점) 부양 가족이 3명(15점, 1명당 5점)은 돼야 한다. 
 
패닉바잉의 원인인 집값 상승과 청약 경쟁이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 집값 상승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달 발표한 ‘정부의 부동산대책 영향 분석 및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주택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도권은 2.5% 이상, 강남4구는 7% 이상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패닉바잉의 불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아파트 공급을 발표했고 내년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시작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에 따른 분양단지의 가격 이점에 수요자가 기존 청약 시장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급이 가시화하면 과열 국면이 일부 진정되긴 하겠지만 청약 경쟁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청약 시장에서 해소되지 못하는 수요가 매매시장에 유입돼 매도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고 호가도 높아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기까지 시차가 있는 점도 청약 과열과 패닉바잉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공급량이 청약가입자 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다 한번 오른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실제 공급 물량이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이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급 총량을 늘리면서 청약 가점이 낮은 이들이 당첨될 수 있도록 특별공급 물량을 증가하는 등의 배분도 중요하다”라며 “주택 외 토지와 같은 기타 자산의 규모 등을 당첨 기준에 넣는 등 청약 가점 제도를 손질하는 것도 패닉바잉을 해소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견본주택에 예비 청약자들이 마스크를 낀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