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해외사무소 폐쇄조치 '철회'
외교적·경제적 요충지 '터키·가나'와 교류 계속…"코로나 공조도 기대"
2020-05-05 12:00:00 2020-05-05 12: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수출입은행이 조직혁신안 일환으로 폐쇄하기로 했던 터키 해외사무소와 가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무소를 결국 존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두 국가가 한국에게 외교적·경제적 요충지라는 점이 작용했다. 터키는 오는 2023년 터키공화국 100주년을 기점으로 대량의 인프라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가나 역시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금·다이아몬드 천연자원이 풍부해 에너지 산업 전망이 밝다.
 
5일 수은 관계자는 "지난 2016년 혁신안을 통해 폐쇄하기로 했던 터키 사무소와 가나 EDCF사무소를 존치하기로 했다"며 "지난달 정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6년 수은은 조선업 부실을 떠안아 적자를 기록했다는 이유로 정치권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에 수은은 '조직 혁신안'을 통해 해외사무소를 일부 폐쇄하고, 직원·예산도 감축하기로 했다. 폐쇄가 확정된 해외사무소는 모잠비크·가나·터키 사무소다. 모잠비크 사무소는 2018년에 폐쇄했다. 터키 사무소는 지난해까지, 가나 사무소는 올해까지 각각 폐쇄하기로 했다.
 
정부와 수출입은행이 터키·가나 사무소 폐쇄를 철회한 이유는 외교적·경제적인 요건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선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교두보이자, 중동·북아프리카와 입접한 지정학적 요충지로 꼽힌다. 무엇보다 터키는 한국전쟁에 참여한 동맹국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2012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하고 2016년 '포괄적 자유무역협정체제'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양국은 경제적 교류도 활발하다. 실제 2013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교역량이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에는 수은이 직접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와 고속도로 건설·운영사업에 총 6억유로(8053억원)를 투자했다. 이 때문에 SK건설·대림 컨소시엄 등 국내기업이 현지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터키는 2023년 공화국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더 많은 인프라 사업을 내놓을 전망이다.
 
수은 관계자는 "터키는 테러·쿠데타 등 정치적 불안이 많이 해소됐다"며 "무엇보다 수은의 전대금융이 가장 많은 국가"라고 말했다. 전대금융이란 수은이 해외 현지은행에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빌려주면 현지 은행이 한국기업과 거래관계에 있는 현지 기업에 대출해주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가나 EDCF사무소 존치도 외교적·경제적인 요건이 반영됐다. 지난해 가나 부통령은 직접 한국 정부에 서신을 보내 철회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와 수은은 이를 받아들였고 지난달 EDCF사무소를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수은은 EDCF를 통해 양국의 외교·경제적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DCF사무소는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정책기금을 말한다. 차관 형태로 지원되며 이자율·거치기간은 장기저리로 구성된다. 가나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로 꼽힌다. 다수당이 참여하는 민주정권이 유지되고 있으며 교육 수준도 아프리카 국가 중 높은 편이다. 특히 금·다이아몬드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해 에너지 산업을 중점으로 외국인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유럽·중국 등 경쟁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가나를 원조하고 있다"며 "한국도 적극적으로 원조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는 가나 외교부 장관과 만나 교역 및 투자증가와 개발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수은의 해외사무소 존치는 코로나 국제공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국가에 1억1000만달러 채무상환을 유예하기로 했고, 보건부문에 4억달러 이상의 경제협력기금(EDCF)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수은 관계자는 "해외사무소 존치로 코로나 공조에 대한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며 "해당 국가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심사를 거쳐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 지난 1월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수출입은행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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