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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쏘렌토 HEV 보상안 조만간 마련…사전계약자 ‘불만’
1인당 143만~233만원 방안 유력…보상규모 최대 280억원 추정
2020-03-02 06:07:00 2020-03-02 06:07: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아자동차가 조만간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HEV) 모델 사전계약자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해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신형 쏘렌토 HEV가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사전계약자들은 최소 143만원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개선 모델이 나온다면 중고차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 HEV 사전계약자에게 1인당 143만원 또는 233만원을 보상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총 보상 규모는 대략 172억~280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아차는 지난달 20일 신형 쏘렌토의 사전계약을 진행했고 첫날에만 1만8800대로 국내 자동차 중 역대 최대 기록을 수립했다. 이 중 HEV 모델은 약 64%인 1만2012대다.  
 
배기량이 1598cc인 쏘렌토 HEV는 친환경차 혜택을 받기 위해서 기준 연비 15.8km/ℓ을 넘어야 하지만 15.3km/ℓ에 불과하다. 기아차는 뒤늦게 착오를 인지하고 지난달 21일 오후 4시부터 HEV 차량에 대한 사전계약을 중단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보상안이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는데, 조만간 공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조만간 쏘렌토 HEV 모델 사전계약자에 대한 보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기아차
 
신형 쏘렌토 HEV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사전계약자들은 개별소비세 100만원, 교육비 30만원, 부가가치세 13만원 등 143만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 또한 취등록세 90만원을 더하면 피해 규모는 233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쏘렌토 관련 동호회 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기아차가 사전계약을 중단한 지 열흘 가까이 지났지만 보상안 발표가 지체되고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MQ4 쏘렌토 패밀리’ 카페의 한 회원은 “기아차가 만약 143만원만 보상해준다면 사전계약자들은 취등록세 90만원을 손해봐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면서 “90만원까지 더해 233만원을 보상해준다고 하더라도 주차비 감면, 혼잡통행료 면제 등 친환경차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도 ”쏘렌토 HEV 구입을 결정한 것은 중형 SUV 급에서 HEV 모델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친환경 규제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가솔린 모델에 모터가 장착된 차량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기아차가 보상 후 개선된 HEV 모델을 내놓는다면 중고차 감가가 커지는 등 세제 혜택 이상의 피해를 보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기아차 홈페이지
 
한편, 기아차는 이번 신형 쏘렌토 HEV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당초 기아차는 성공적인 사전계약 실적에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계최초 공개를 하면서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현재 HEV 보상 이슈에 코로나 19 확산 여파가 겹치면서 오는 10일 신형 쏘렌토 출시행사 개최 여부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아차가 쏘렌토 HEV 모델의 인증을 통과하더라도 오는 5월 현대자동차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면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초 신형 쏘렌토의 역대급 사전계약 실적을 바탕으로 쏘렌토가 3년만에 중형 SUV 시장 1위 탈환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현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HEV 사안으로 인해 기아차와 신형 쏘렌토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졌다”면서 “중형 SUV 친환경 라인업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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