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사 홀로 초음파 검사하도록 한 의사 벌금형 확정
대법 "무면허 의료 해당"…의료법 위반 혐의 원심 판단 유지
입력 : 2020-02-18 10:50:06 수정 : 2020-02-18 10:50:0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 대해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의사가 구체적인 지도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무면허 의료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병원 의사인 양모 이사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병원 의사 양모 검진과장, 방사선사 서모씨에 대한 벌금 300만원의 선고 유예, 양 이사장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 약제과장에 대해 선고된 벌금 200만원도 확정됐다.
 
양 이시장과 양 과장은 서씨가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판독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씨는 환자를 상대로 초음파 검사를 진행한 후 이들에게 받은 아이디로 프로그램에 접속해 촬영 사진을 보고, 검사지 보고서에 검사 결과를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법상 초음파 검사는 의사가 진행하거나 의사 지도·감독 아래에서만 방사선사가 할 수 있다. 양 이사장과 이 과장은 이 병원 간호조무사가 직접 약품을 조제하도록 한 혐의로 받았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1심은 양 이사장에게 벌금 1000만원, 이 과장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양 과장과 서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우선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서씨는 의사인 양 이사장 등의 입회나 실시간 지도 없이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한 다음 이들부터 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시스템에 접속해 검사 결과의 요지를 작성하고, 캡처 화면과 함께 양 이사장 등에게 전달했다"며 "이들이 전달받은 검사 결과의 요지를 정리·축약한 초음파 검사 결과를 건강검진 결과지에 자신들의 명의로 기재해  환자들에게 교부한 이상 피고인들의 이러한 행위는 의사 아닌 방사선사인 서씨가 초음파 검사를 하도록 한 것으로서 의료법 위반죄를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약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간호조무사의 조제 행위에 대해 피고인들이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지휘·감독을 했다거나 그와 같은 지휘·감독이 가능한 상태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간호조무사의 행위가 피고인들의 조제 행위를 단순히 기계적으로 보조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양 과장과 서씨에 대해 "피고인들이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들은 이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개인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이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의사가 아닌 서씨가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도록 해 의료법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간호조무사가 피고인들의 약 조제 행위를 기계적으로 보조하는 것을 넘어서 약을 조제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데도 이를 조제한 것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양 이사장 등이 서씨가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전 또는 사후 지도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의사가 아닌 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도록 한 행위는 무면허 의료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방사선사에 의한 초음파 검사와 관련해 방사선사의 업무 범위와 한계, 무면허 의료 행위로 인한 의료법 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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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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