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간부 불법 취업'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 집행유예 확정
대법, 업무방해 혐의 상고심서 원심판결 유지
입력 : 2020-02-13 11:06:35 수정 : 2020-02-13 11:06:35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퇴직 간부들을 불법으로 대기업에 취업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상환)는 13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재찬 전 위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 전 위원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됐다. 김동수·노대래 전 위원장, 지철호 현 부위원장, 신영선 전 부위원장은 무죄가 확정됐다.
 
정 전 위원장 등은  대기업 16곳을 압박해 공정위 퇴직 간부 18명을 채용하게 하는 등 기업의 인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퇴직 후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고 취업 제한 기간 내 퇴직 전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기업에 간부들을 취업하도록 하는 등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는 4급 이상의 일반직 국가공무원 등이 퇴직일부터 3년 이내에는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업체 등에 공직자윤리위원회 승인 없이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3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공정 취업' 관련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심은 정 전 위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김학현 전 부위원장에게 징역 1년6개월, 신 전 부위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김동수·노대래 전 위원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정위의 핵심 간부들로서 공정위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부여받은 바에 따라 경제활동 주체에 대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오히려 조직적인 차원에서 공정위가 갖는 영향력을 이용해 기업에 공정위 출신 퇴직자들을 위한 취업 자리를 만들고, 그 취업 자리를 관리하면서 공정위 출신 퇴직자들을 취업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들로서는 채용 대상자의 능력과 적합성 등에 대한 적절한 판단도 하지 못한 채 공정위가 요구하는 퇴직자들을 채용할 수밖에 없게 돼 인사에 관한 업무를 방해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 활동이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2심은 신 전 부위원장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퇴직자 취업 업무에 대해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승인을 해 업무방해 범행에 대한 본질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공정위 측에서 사기업체에 대해 공정위 퇴직 예정자의 채용을 요구한 것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고, 다만 개별 피고인들의 관여 여부에 따라 유·무죄 결론을 달리한 원심의 판단을 모두 수긍한다"고 판시했다.
 
'공정위 불법취업'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018년 7월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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