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단행에 노조 강력반발…르노삼성 ‘격랑 속으로’
노조 “사측, 상생합의문 위반”…대립 지속 시 XM3 수출물량 불투명
한일 경제전쟁 등으로 파업 가능성 낮아…"생산량 감축, 추석 후 노조와 대화"
입력 : 2019-09-08 06:00:00 수정 : 2019-09-08 11:32:5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최근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극적으로 합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올 초 겪었던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5일 ‘뉴스타트 프로그램’을 임직원들에 공고했다. 오는 27일까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이는 올해 10월31일 희망퇴직하면 임금피크 대상자는 36개월, 임금피크 1~2년차 33개월, 3년채 30개월, 3년차 24개월치의 급여가 지급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르노삼성은 지난달 21일 노조 간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닛산 ‘로그’ 등의 물량 감소로 인해 현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로그의 위탁생산이 올해 종료되는 점을 감안해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에서 45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공장 인원수가 18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25% 구조조정 시 400여명이 대상에 포함된다. 
 
르노삼성이 공지한 뉴스타트 프로그램의 일부 내용. 사진/르노삼성 노조
 
노조는 희망퇴직과 관련, 협의된 사항이 없었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공지했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주재정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조는 설명회 이후 2011년부터 생산량 증가 시 인력투입 현황, 희망퇴직과 권고사직, 명예퇴직 등으로 축소된 자리의 인력 충원 현황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면서 “사측은 단협 상 통지 의무가 있으나 극구 거부하고 있으며, 구조조정 계획을 일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지난 6월24일 2018년 임단협을 타결지으면서 노사 간 상호협력과 모범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약속하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양측이 평화 기간을 설정해 향후 모범적인 무분규 사업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다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사측은 희망퇴직에 대해 노조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으며, 반면 노조는 사측이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상생선언문 준수를 하지 않았고 신뢰를 깼다고 지적했다. 
 
르노삼성 노사가 구조조정 등으로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뉴시스
 
르노삼성의 올해 8월까지 내수 및 수출 누적실적은 6만2120대로 전년 동기(10만1683대)보다 27.1% 감소했다. 내수는 5만2585대로 감소폭이 5.5%에 불과했지만 수출은 로그 물량 급감으로 감소폭이 38.9%에 달했다. 로그 위탁 생산량은 8월까지 6만2120대로 전체 실적의 절반이 넘는다.
 
르노삼성이 LPG 라인업 강화 전략으로 하반기들어 내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 제외되는 로그 물량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립이 다시 고조되면서 부산공장 수출물량 배정이 유력한 ‘XM3’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는 우려도 나온다. 르노 본사는 부산공장의 ‘노조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으며,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지난달 초 휴가 기간에 본사를 방문해 XM3 물량 배정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아직 XM3의 수출물량 배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르노삼성의 희망퇴직 공지에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 노조
 
다만, 노조가 당장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임단협이 타결된 지 70여일 밖에 지나지 않았고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전쟁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쉽게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 수석부위원장은 “우선은 사측의 불합리한 점을 대내외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현재 절차적으로도 파업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사측이 기존 방안을 고수할 경우 파업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 관계자는 “뉴스타트 프로그램은 자발적으로 신청을 하는 것이며, 강제적인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면서 “다만 생산량 감축 등에 대해서는 추석 연휴 이후 노조와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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