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우버로 부르셨죠? 요즘 젊은 친구들은 우버로 부르는 경우가 많네요."
지난 8일 오후 6시35분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승차한 개인택시의 기사 신규환(가명)씨는 인사말 대신 이렇게 말을 건넸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는 이달 초 우버택시 국내 서비스를 확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택시, SK텔레콤 티맵택시 등이 주도한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 본격적인 진입을 선언했다. 해외에서 승차공유 서비스로 유명한 우버는 국내에서 고급 택시 '우버블랙'과 교통약자 지원 서비스 '우버 어시스트'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우버앱 이용장면. 우버 택시는 택시 미터기에 나오는 금액대로 현장 결제가 이뤄져 예상 금액이 표시되지 않는다(사진 왼쪽). 실시간 이용자 위치를 드라이버에게 공유해 빠른 탑승을 유도할 수 있다(사진 오른쪽). 사진/우버앱 캡처
신씨는 지난 2일 우버 택시 서비스 개시 후 총 8명의 승객을 우버앱을 통해 태웠다. 지난 일주일 사이 하루 한명 꼴로 우버 승객을 태운 셈이다. 그가 태운 8명의 승객 모두 20~30대로 보이는 손님들이었다고 한다. 신씨는 "해외에서 우버를 이용하고 나서 국내에서도 우버로 택시 호출이 가능한 것을 알고 호출했다고 하더라"며 "이중에는 유럽에서 온 관광객도 한명 있었다"고 전했다. 기사들 입장에선 새로운 모빌리티앱이 여럿 출시돼 각 앱을 통해 승객을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도 했다. 신씨 역시 우버 드라이버앱을 주변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추천 중이라 전했다.
우버앱을 열면 주변 택시가 지도 위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출발지에서 목적지를 설정하면 이중 일반 택시, 우버블랙, 대절 서비스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 준중형 택시의 경우 택시 미터기에서 찍히는 요금을 현장 결제해 예상 요금이 앱상에 표시되지 않는다. 우버블랙과 대절 서비스의 예상 요금은 확인할 수 있다.
승객의 탑승 전 실시간 위치 기능은 승객이 어디에 있는지 드라이버에게 전달하는 도구다. 기사가 승객의 실시간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어 빠른 탑승을 지원할 기능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신씨는 기사들은 처음 출발지를 향해 차량을 움직인다고 말한 만큼, 실시간 위치 기능의 실제 활용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신규 모빌리티 앱이 늘며 기사들도 각 앱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는 모습이다.
우버는 이달 한달 동안 우버택시 첫 탑승객 50% 할인, 상시 20%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행사 할인을 받으려면 기사가 드라이버앱 안에서 할인된 금액을 확인한 후 그 금액대로 결제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우버앱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와 기사가 미터기에 나온 금액 그대로 결제를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신씨는 "아직 우버앱이 익숙지 않아 승객 위치 기능이나 할인 결제 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 카카오, 티맵이 처음 출시 때와 같이 앱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버택시는 '승차거부 없는 택시 배정'도 강조한다. 최근 택시, 카풀 등 분야에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강조하는 사항을 그대로 차용했다. 그러나 '즉시 배차 실패' 문제에서는 우버도 별다른 수를 찾지 못한 듯하다.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들은 승객의 목적지를 운전기사에게 알리지 않아 승차 거부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지만 실제 기사들은 목적지와 상관없이 콜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신씨는 "목적지를 알 수 없어 기사들 입장에서 불안감이 더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버앱 이용장면. 앱 내에서 드라이버와의 실시간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사진 왼쪽). 우버앱 안에서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 오른쪽). 사진/우버앱 캡처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