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세분화, "되레 분양가 오를 우려"
학계 "원가 쪼개면 공정도 나눌 것"…하도급 늘어 비용 증가
2019-03-03 06:00:00 2019-03-03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이달 중순부터 공공택지 민영 아파트의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세분화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분양가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란 국토교통부 주장과는 달리 건설업계와 관련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23일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현장. 사진/뉴시스
 
3일 관련 업계 및 학계는 분양원가 항목을 세분화해도 "분양가가 크게 낮아질지는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분양가 산정은 입지, 브랜드 가치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하는 것"이라며 "분양 승인 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변 시세를 고려해 분양가 적정 여부를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책으로 분양가 인하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관계자는 "이미 HUG에서 분양가 심의를 깐깐하게 하기 때문에 분양가 인하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분양가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원가 공개항목 세분화는 공공택지에 한정한다"라며 "발주자가 공공기관일 경우에는 분양가 인하 효과가 있겠지만 민간 영역까지 끌어내리기에는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개입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공택지에서는 정부 간섭을 용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면서도 “62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공개하라는 것은 기업에 대한 지나친 개입”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원가는 업체마다 다를 수 있고 입지 등 여러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되레 분양가가 오르는 부작용을 제기한 의견도 있었다. 원가 공개항목이 늘어나는 만큼 공정별 하도급도 늘어나며 가격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란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개항목이 12개일 경우에는 업체 한 곳에 여러 공종 작업을 맡겨 저렴하게 발주할 수 있다”면서 “원가 공개를 세분화하면 건설사가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각 공종별로 개별 업체에 하청을 맡겨 가격 우위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사이버대 부동산자산경영학과 교수도 "공개되는 원가가 실제로 적정한 가격인지 검증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 건설사가 원가를 부풀리면 오히려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부작용을 제기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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