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민영화·4년만의 지주 재탄생…'파란만장'했던 우리금융
손태승 "은행 비중 줄이고 비은행 부문 강화"…KB·신한과 치열한 경쟁 예고
2019-01-14 22:00:00 2019-01-15 08:57:07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2014년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역사속으로 사라진 지 4년2개월 만인 14일 재출범했다. 공적자금 투입으로 탄생해 사상 최대 난제였던 민영화 성공을 위한 선택이었으나 비교적 단기간에 재출범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우리금융은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출범한 한빛은행과 광주·경남은행, 하나로종금 등이 편입되면서 2001년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외환위기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태에서 출범한 만큼 민영화는 우리금융의 가장 중요한 숙원사업이었다.
 
우리금융 출범 이후 2010년까지는 민영화 과정이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됐다. 정부는 100%였던 지분율을 2002년부터 2010년까지 50%대로 낮췄다. 이 과정에서 총 네 차례의 블록세일과 우리금융 주식에 대한 공모 등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경영권 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2010년 말 당시 정부는 지방은행을 분리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우리은행의 규모가 워낙 큰 탓에 10곳 이상이 예비입찰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던 것과 달리 매각이 중단됐다.
 
이후 추진된 2차, 3차 매각에서 정부는 매각 방식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지방은행을 모두 포함하는 일괄매각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예비입찰 마감 결과 2차 매각에서는 1곳만, 3차 매각에서는 신청자가 없어 유효경쟁 미달로 또 다시 실패했다.
 
정부는 2013년 우리금융의 규모를 감안해 계열사들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으로 방식을 다시 변경했다. 결국 2014년 증권과 생명보험, 저축은행, 자산운용, 지방은행 등 계열사를 패키지 방식으로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총 14개였던 우리금융 계열사는 총 6개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금융지주를 해체하고 은행 체제로 변경됐다. 우리은행 규모를 줄이는데 성공한 정부는 다시 지분을 경영권 지분과 소수 지분으로 분할 매각하려 했으나 소수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중국 안방보험이 단독 입찰에 나서 유효경쟁 미달로 경영권 지분 매각에 실패한 것이다.
 
결국 정부는 네 차례에 걸친 실패 끝에 2016년 매각 방식을 과점주주 매각으로 전환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경영권 지분 30%를 각각 4~8%로 쪼개 팔기로 한 것이다. 같은해 11월 진행된 우리은행 본입찰 마감 결과 총 8곳이 신청해 정부는 이 중 7개 투자자에 지분 29.7%를 팔기로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약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해체했던 금융지주 체제 전환 시도에 나섰다. 결국 작년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금융지주 전환 안건이 통과되며 지주 해체 4년 만에 재탄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은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 등 5대 지주사 체제로 재편됐다.
특히 손태승 회장겸 행장이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운다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향후 금융지주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KB금융이 9년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지난해 다시 왕좌를 차지한 상태다. 아직까지는 KB금융이 건재한 모습이지만, 자손심 회복을 위한 신한금융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지주가 경쟁대열에 합류하게 되면서 보다 치열한 경쟁전이 예고되고 있다.
 
일단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손자회사의 지주사 편입, 인수·합병(M&A)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은행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과 비은행 비중에 대해 "중장기적으로는 7대3 정도로 바꿀 예정"이라며 "6대 4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손자회사로 있는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 중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손 회장은 군살 빼기와 M&A 강화를 통해 2~3년 내에 우리금융을 1등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그는 "2020년에는 상당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할 것"이라며 "올해 M&A를 진행하고 인수한 금융사의 실적이 이익으로 반영되는 시기를 감안해 우리금융을 2~3년 내에 1등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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